국장 떠난 서학개미 승리…팔란티어 350% 엔비디아 177%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5.01.01 06:51
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현정

뉴욕증시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소폭 하락세로 마무리 했다. 하지만 올해 3대 지수 모두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팬데믹 이후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빅테크들의 눈부신 주가상승을 견인한 결과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1포인트(0.07%) 하락한 42,544.22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5.31포인트(0.43%) 내린 5,881.63을 나타냈다. 나스닥은 175.99포인트(0.9%) 떨어져 지수는 19,310.79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S&P 500 지수는 23%가량 상승해 지난해 24.2%에 이어 큰 폭의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년간 53%가량 상승한 것인데, 이는 20여년 전인 1997년과 1998년 66% 랠리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였다. 3대 지수 가운데 다우 지수는 올해 13% 올랐고, 나스닥은 그 두 배가 넘는 29%나 점프했다.

전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올해 중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30% 상승해 올해 내내 엎치락 뒤치락 하던 경쟁에서 왕좌를 지켜냈다. 애플 시총은 3조7800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놀라운 주가 성장률로 한때 1위에 올랐던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연간 주가상승률 측면에서는 170%가 넘는 결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러나 최근 피크아웃 우려를 반영하면서 조정 영역에 들어선 결과로 3조2890억 달러의 시총으로 2위를 마크했다. 이밖에 일찌기 챗GPT의 성공가능성을 알아보고 선제투자로 오픈AI의 혁신을 이끈 마이크로소프트(MS)는 랭킹 3위를 기록했고, 시총은 3조1340억 달러를 나타냈다.

경기침체 없었다…빅테크 외 은행-암호화폐 투자의 승리
팔란티어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

당초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침체 가능성을 점쳐왔다. 장단기 금리 역전차가 이뤄진 후 침체가 오지 않은 적이 없다는 귀납적 추리를 통해 고금리 후유증을 경계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세계각국에서 밀려든 안전자산 선호 투자금과 AI 빅테크 선호현상으로 인해 활황을 유지했고 소비가 중심인 경제가 고금리에도 무너지지 않고 성장하자 사상최고치를 연중 내내 경신하는 저력을 보였다.

빅테크가 끌어올린 나스닥 이외에도 미국 대선을 전후로 세금인하와 규제완화가 기대되면서 대형은행주는 급등을 거듭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올해 각각 41%와 48% 급등했다. 또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 베팅했던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창업한 테슬라 주가를 11월 이후 급등케 만들어 연간 상승률을 64%까지 높였다.

암호화폐도 정치 물결을 타고 솟아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기 재임 당시와 달리 암호화폐를 미국의 주류 경제로 포함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비트코인은 올해 121%나 상승해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S&P 500 주식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인 것은 팔란티어로 수익률이 무려 350%에 달했다. 2위는 비스트라(262%)였고, 3위는 엔비디아(177%)였다.

BMO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융유는 "증시 급등을 이끈 많은 요인은 올해 모든 경제 분야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하락 궤도에 있었고,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투자가들의 경계심을 풀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매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수익 성장이 나타난 것도 증시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12월 하락은 조정의 시작일까, 반등의 토대일까

올 4분기에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 기간 나스닥과 S&P는 각각 6.4%와 2.1% 상승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5분기 연속 랠리를 기록한 결과다. 다우도 같은 기간 0.5% 상승해 5분기 가운데 4분기를 강세장으로 채웠다.

하지만 12월 초까지 이어졌던 강세는 중순부터 힘을 잃었다. 트럼프 랠리가 끝나는 시점에 내년부터 시작될 관세정책과 불법이민자 추방으로 인한 후유증이 염려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두 해 연속 상승장을 누린 기관 투자가들이 이제 내년부터 시작될 조정을 대비해 미리 차익을 실현하고 관망세로 돌아서거나 미리 긴 겨울휴가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다우 지수는 12월에 10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올 한 해 내내 상승세를 유지하던 엔비디아도 연속 하락세를 겪기도 했다. 최대 수혜주와 대형주에서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금리 재상승을 대비하는 투자가들이 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다우 지수는 이달에만 5.3% 하락했고, S&P는 2.4% 떨어졌다. 나스닥만 1% 미만에서 강세를 유지했을 뿐이다.

이 기간 국채수익률 상승은 확실히 증시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57%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토우스 코퍼레이션의 최고경영자(CEO)인 필립 토우스는 "10년물 수익률이 5%를 상회하게 된다면 월가는 새해부터 새로운 위험 요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금리 상승 추세는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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