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 중 하나인 브라운대학교가 유학생과 교직원들에게 '해외여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최근 레바논 여행 후 미국에 돌아오려던 브라운대 소속 교수가 추방된 데 따른 조치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브라운대 신장학과 조교수 겸 전문의 라샤 알라위에는 지난 13일 고국인 레바논을 여행한 뒤 미국으로 재입국하려다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구금됐으며, 이튿날 다시 레바논으로 향해야 했다. 그는 'H-1B' 비자 소지자였다. 이는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비자로, 취업 후 'EB-2' 취업이민 영주권을 신청해 무기한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알라위에 교수의 구금 및 추방에 대해 "40년간 테러로 수백명 미국인을 살해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 연방검찰은 알라위에의 휴대폰에 "나스랄라, 이란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이 있었고, 미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라위에 교수는 출입국관리 요원들에게 "헤즈볼라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WSJ은 보도했다. 무슬림인 알라위에는 나스랄라가 시아파 이슬람의 종교 지도자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그의 종교적·영적 가르침에 따를 뿐 정치적으로는 따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나스랄라와 하메네이의 사진은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있는 왓츠앱 그룹 채팅방에 공유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알라위에는 2015년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 오하이오 주립대와 워싱턴대에서 의학 펠로우십, 예일대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최초 외국인 유학생 비자인 J-1비자를 소지했고, 레바논 체류 동안 미국 영사관으로부터 H1-B 비자를 받아 지난해 7월부터 브라운대 조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이번 사건 후 브라운대는 지난 16일 캠퍼스 전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 외 지역 사람들은 비자나 영주권을 소지했더라도 해외여행을 연기하거나, 신중하게 연기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브라운대는 최근 정부의 여행 금지 및 재입국 요건 정책이 "여행자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다음 주 봄방학을 앞두고 이 같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브라운대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구성원들에게 해외여행 과정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최근 대학 내 '반유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이 체포된 컬럼비아대도 유학생들에게 "비필수적인 해외여행 자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