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하는 與…'탄핵소추' 시도 땐 역풍 우려

우경희 기자, 민동훈 기자, 이태성 기자
2025.09.15 16:34

[the300]

(서울=뉴스1) 김영운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5.9.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영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전방위 사퇴 압박에 나선 것은 '내란 종식' 동력이 살아있을때 사법개혁 고삐를 최대한 죄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자진 사퇴 가능성이 낮고 해임도 불가능해 여권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탄핵소추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경우 삼권분립 체제 하에서 입법부의 사법부 수장 끌어내리기가 불러올 수 있는 역풍은 변수다.

"사법독립 보장" 대법원 입장에 불붙은 與 조희대 사퇴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입법사항인데, 입법사항이 위법이냐"며 "조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에서 신뢰를 잃었고, 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편향적이라는 법원 내부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이날 최고위에서 "내란에 침묵하고 대통령 후보 바꾸기를 획책하더니 내란 심판엔 '재판 독립'을 운운하는 조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 역시 "조 대법권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과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거취표명 요구는 여당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법원이 지난 12일 사법개혁에 대해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여권의 내란특별(전담)재판부 설치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진 것이 사퇴론에 불을 지폈다. 결국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4일 소셜미디어(SNS)에 "조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면서도 "국회가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공감한다"고 했다. 조심스럽지만 말리진 않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에 권력 서열이 분명히 있다"며 국회 등 선출 권력이 사법부 등 임명 권력에 앞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삼권분립 원칙 아래 대법원장을 '찍어 내는' 모양새에 대해선 대통령실도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퇴 안 할 것"...탄핵소추엔 "또 다른 국면 접하게 될수도"
(서울=뉴스1) 김영운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5.9.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영운 기자

현실적으로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 법조계 인사는 "(조 대법원장은) 정치적 배경보단 원론적 법 해석에 매달리는 스타일"이라며 "정치논리에 따른 압박에 스스로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본인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하지 않고는 해임도 불가하다. 탄핵소추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6.3 대선을 앞두고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 파기환송했을 당시 여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했었다. 역풍 우려에 탄핵안은 회수됐지만 당내 불만은 여전하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으로서 대선에 개입한 인물로 탄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률과 헌법을 위반한 인물로 탄핵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국회 구성 상 재적 과반수(대통령은 3분의 2)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까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명분만을 놓고 볼 때 사법부 수장에 대한 탄핵안에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질 공산은 크지 않다.

대법원장 탄핵소추라는 초유의 정치적 시도가 갖는 폭발성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 아예 소추를 결정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여권 전문가는 "사법부 수장에 대한 입법부의 탄핵은 사법개혁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봐야 한다"며 "탄핵소추를 추진한다면 또 다른 국면에 접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野 "사법부에 선전포고"…"이 대통령 유죄판결 두려워 저런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5. yulnetphoto@newsis.com /사진=하경민

야당은 여당의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중단돼 있지만 공범들에 대한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 대통령 퇴임 이후 관련 재판도 유죄판결이 날 것"이라며 "그것이 두렵기 때문에 지금 공범들의 판결을 어떻게든 무죄로 만들기 위해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국회 법사위원장이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 자체가 헌정사에 있을 수 없는 월권이다. 법사위원장이 할 말인가"라고 적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SNS에 "대통령이 자기 범죄 재판을 막기 위해 대법원장을 쫓아내는 것은 중대한 헌법위반이고 탄핵 사유"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할 테면 해보라"며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자기 범죄 재판을 막으려고 대법원장을 내쫓는 게 가능할 것 같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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