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사상최고가 경신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4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다만 테슬라 급등에 따른 대규모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순매수 규모는 2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게다가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테슬라와 아이온큐, 반도체주에 대해서는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투자가 2억달러 넘게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증시에 대한 상승 베팅은 사실상 1억달러가 채 안 됐다고 할 수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른 특정 종목에 대규모 순매도 물량이 몰린 반면 순매수는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 없이 여러 종목에 분산돼 유입되는 모습이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9월11~17일(결제일 기준 지난 9월15~19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억3943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직전주 3억9097만달러의 순매수에 비해 약 1억5000만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0%, 나스닥지수는 1.7% 올랐다. 이후 18~19일 이틀간에도 S&P500지수는 1.0%, 나스닥지수는 1.7% 추가 상승했다.
지난 11~17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오라클로 1억48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크게 늘어난 계약 잔고를 공개해 지난 10일 주가가 36.0%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 앞으로도 급성장세를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오라클을 추격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 10일 328.33달러로 마감한 뒤 19일에는 308.66달러로 거래를 마쳐 6.0% 하락했다. 기록적인 상승세에 뒤이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서학개미들이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하는 트레이더 2배 숏 테슬라 데일리 ETF(TSLQ)였다. TSLQ는 1억18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6월 초 이후 300~350달러의 큰 박스권에서 횡보하다 최근 400달러를 상향 돌파하자 조만간 하락 반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약세 베팅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1~17일 사이에 22.4% 급등했다. 이후 18일엔 2.1% 하락하고 19일엔 2.2% 상승해 426.07달러까지 올랐다.
상장사 중에서 이더리움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는 8092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11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5일 42.04달러에서 반등을 시작해 19일 61.29달러로 45.8% 급등했다. 비트마인 주가가 지난 8월12일 62.44달러까지 올랐다가 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62달러선에서 저항을 받을지 주목된다. 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6월 말만 해도 5달러가 채 되지 않았으나 지난 7월3일 135달러까지 치솟아 올랐다.
양자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따르는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겟 2배 숏 아이온큐 ETF(IONZ)도 6278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아이온큐 주가가 지난 11~17일 사이에 49.2% 뛰어오르자 조정을 기대한 하락 베팅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아이온큐 주가는 이후 18~19일 이틀 동안에도 7.6% 추가 상승했다.
아이온큐 주가가 무섭게 상승 질주한 이유는 미국 정부의 양자 기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양자 분야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이온큐뿐만 아니라 리게티 컴퓨팅과 디웨이브 퀀텀 등 다른 양자 컴퓨팅회사들도 미국 정부가 양자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란 기대 속에 지난 11~19일 사이에 주가가 각각 76.2%, 67.6% 치솟아 올랐다.
맞춤형 AI(인공지능) 칩 회사인 브로드컴은 최근 주가가 소폭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6136만달러 순매수됐다. 브로드컴은 지난 4일 장 마감 후 신규 AI 칩 수주 사실을 밝혀 10일까지 주가가 20.7% 급등했으나 이후 19일까지 6.7% 하락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시놉시스는 6004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2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시놉시스 주가는 지난 10일 어닝 쇼크로 35.8% 폭락하며 직전주 서학개미들의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 이후 지난 11~17일 사이엔 주가가 9.7% 반등했으나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보고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 같은 판단은 적중해 시놉시스 주가는 이어진 18~19일 이틀간 16.5% 급등했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인 아이렌이 5899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이례적으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아이렌 주가는 지난 8월 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8월1일 저점을 기준으로 지난 19일까지 아이렌 주가는 151% 급등했다.
이외에 기술주 주도의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나스닥1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가 5087만달러 순매수됐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알파벳 클래스 A도 각각 5084만달러와 493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는 주가가 전 고점을 향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4주째 순매수를 나타냈다. 알파벳 주가도 지난 2일 반독점 소송에 대한 법원의 조치가 우호적으로 나온 이후 주가가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1~17일 사이엔 단기 급등 종목에서 대규모 차익 실현이 이뤄졌다. 이 기간 동안 테슬라 주가가 22.4% 오르며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가 5억6468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압도적인 순매도 상위 1위에 올랐다. 이어 테슬라가 두번째로 많은 4억1524만달러의 순매도를 보였다.
순매도 상위 3위는 1억5294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아이온큐가 차지했다. 아이온큐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겟 2배 롱 아이온큐 ETF(IONX)도 2989만달러 순매도됐다.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다른 양자컴퓨팅 회사인 리게티 컴퓨팅과 디웨이브 퀀텀도 각각 5199만달러와 213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반도체주도 상승폭이 커진 가운데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가 1억4689만달러 순매도됐다. 2주째 매도 우위다.
반면 ICE 반도체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4173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2주째 순매수가 이어졌다. 반도체주 조정을 기대한 하락 베팅이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로 그대로 따르는 QQQ는 순매수했지만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1억1539만달러 순매도했다.
애플은 전반적인 기술주 강세 속에 지난 11~17일 사이에 주가가 5.4% 올랐지만 3856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12주째 순매도가 이어졌다.
이외에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가 3832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2주째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회사인 오클로는 9월 들어 주가가 폭등한 가운데 3240만달러 순매도됐다. 오클로 주가는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36.9% 뛰어올랐다.
오클로 주가는 서학개미들의 차익 실현이 이뤄진 후 지난 18일에도 10.2%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고 19일엔 28.8% 더 뛰어오르며 135.23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