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기에 포경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타이레놀 복용 탓에 자폐증 발병률이 높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조기에 포경수술 받은 아이들은 자폐증 발병률이 두 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2건 있다"며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13년 '환경 건강'과 2015년 '영국 왕립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로 보인다. 다만 이 연구 결과에 대해 학계에서는 "형편없다"는 반응이 이어진 바 있다.
2013년 연구에서는 8개국 남성을 대상으로 포경수술과 자폐증 발병 사이 인과관계를 살폈는데 포경수술에 널리 처방되는 타이레놀 성분 탓에 위험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2015년 연구에서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아가 그렇지 않은 남아보다 향후 10년간 자폐증 발병 위험이 46~62%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다른 변수들을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부모의 출산 연령, 자폐증에 대한 인식 증가로 진단이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 발병 사이 연관성에 대한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표 이후 계속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20년 넘는 연구에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사이 어떠한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임신 중 통증과 열을 낮추는 데 안전한 선택"이라며 "치료하지 않으면 임산부와 태아에게 심각한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연관성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