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큐 실적 앞두고 폭풍 매수…투기 종목 대신 다시 빅테크 투자 [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5.11.03 18:05

[서학개미 탑픽]

미국 증시가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큰 폭으로 상승하자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대규모 차익 매물이 출회됐다. 하지만 최근 조정을 받은 양자컴퓨팅 관련주와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주간 기준 매수 우위 기조는 유지됐다.

나스닥100지수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3개나 포함돼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의 장기 상승 기조를 믿고 있음을 보여줬다.

빅테크와 증시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순매수 상위 10위 내에 대거 포진하면서 비트코인 채굴회사인 아이렌과 이더리움 투자회사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 밈 주식인 비욘드 미트, 개별 주식에 대한 2배 레버리지 ETF 등 다소 투기적인 종목들은 싹 사라졌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0월23~29일(결제일 기준 10월27~31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7억7586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다 반등을 시작했던 직전 2주간 주간 20억달러 이상의 역대급 규모에서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2.9%, 나스닥지수는 5.4% 급등했다. 이후 10월30~31일 이틀간은 S&P500지수가 0.7%, 나스닥지수가 1.0% 하락했다.

지난 10월23~29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양자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로 1억8064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아이온큐는 3억622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던 직전주에 이어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1위에 올랐다.

아이온큐 주가는 지난 10월13일 82.09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22일 55.45달러까지 32.5% 떨어진 뒤 현재 62달러선으로 12%가량 반등한 상태다. 아이온큐 주가가 이전 고점 부근으로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에 저가 매수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온큐는 오늘 5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또 다른 양자컴퓨팅 회사인 리게티 컴퓨팅도 6932만달러 순매수됐다. 리게티 주가도 지난 10월15일 56.34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뒤 22일 36.06달러로 36.0%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 10월31일 44.27달러로 마감하며 전 저점에서 벌써 33.9% 반등했다.

지난 10월29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메타 플랫폼스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가 일제히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이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메타를 가장 많은 1억4646만달러 순매수했다. 주목되는 점은 메타 순매수 가운데 약 1억달러가 지난 10월29일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메타는 29일 실적 발표 뒤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약 10% 급락했는데 이 때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10월23~29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알파벳은 1억83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알파벳은 실적 발표 당일 순매수 규모가 3410만달러로 대부분의 순매수 자금이 실적 발표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6~7% 급등하다 다음날인 10월30일 2.5% 상승 마감했다. 알파벳은 최근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가장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759만달러 순매수됐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3320만달러가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10월29일에 유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긍정적인 실적에도 자본지출이 급증하며 주가가 실적 발표 당일 시간외거래에서 2~3%가량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지난 8월 이후 510달러를 중심으로 횡보를 계속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3~29일 사이에 주가가 14.8% 급등하며 1억456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이 5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맹렬히 추격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4주째 순매수다.

반면 엔비디아의 사상최고가 경신에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는 5233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큰 폭의 강세를 지속하자 나스닥1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와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QQQM)를 각각 7174만달러와 7050만달러 순매수했다.

반면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에 대해선 차익 실현에 나서며 1억6264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좇는 뱅가드 S&P500 ETF(VOO)도 6819만달러 순매수했다. 같은 성격의 ETF인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도 3717만달러 매수 우위로 순매수 12위에 올랐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회사인 오클로도 5796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오클로 주가는 지난 10월14일 174.14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뒤 22일 120.12달러로 31.0% 급락했다.

오클로 주가는 이후 지난 10월29일 143.42로 마감하며 19.4% 급등했으나 31일에 다시 132.77달러로 마감하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10월23~29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서학개미들은 주가가 급락한 뒤 반등을 시도한 오클로는 순매수했지만 또 다른 SMR 회사인 뉴스케일 파워는 1억2570만달러 순매도했다. SMR 주가가 지난 10월22일 34.72달러로 단기 저점을 찍고 29일 43.17달러까지 24.3% 급등하자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3~29일 사이에 증시 전반이 크게 뛰어오르며 서학개미들은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는 6억5978만달러의 대규모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5거래일 동안 SOXL 가격은 28.6% 급등했다.

이어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가 2억2650만달러 순매도됐다. TSLL은 3주째 매도 우위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에 7063만달러 순매수했던 테슬라에 대해서도 5763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10월28일 올들어 처음으로 460달러 위에서 마감하며 강세를 보이자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금 현물에 투자하는 SPDR 골드 셰어즈 ETF(GLD)는 452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0월27일 두달 남짓만에 주가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2972만달러 순매도됐다. 팔란티어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팔란티어 불 2배 ETF(PLTU)도 2993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팔란티어는 3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10월31일 사상 최초로 200달러 위에서 마감했다.

지난 10월30일 실적 발표를 앞뒀던 애플은 2774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18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애플 주가는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 17의 판매 호조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상대적으로 AI(인공지능) 역량에서 뒤쳐진 것으로 평가받는 애플을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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