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만원짜리 걸레냐" 24시간 만에 완판된 명품…욕먹는 게 인기비결?

구경민 기자
2025.11.04 07:38
발렌시아가의 재킷. /사진=엑스 캡처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최근 공개한 '디스트로이드(Destroyed) 모델 재킷'이 출시 24시간 만에 1차 물량이 완판되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마치 재난 현장에 있던 옷처럼 심하게 훼손되고 헤진 형태의 이 후드 재킷의 가격은 950달러(약 136만원)다.

2일(현지시간) 인도 경제 매체 NDTV Profit 등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가 켄 쿠앙은 SNS(소셜미디어)에 해당 제품의 영상을 올리며 "발렌시아가 '디스트로이드 모델 재킷'의 첫 물량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공유한 영상에는 모델이 붉은색의 찢긴 재킷을 지퍼로 여미고 후드 모자를 쓰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제품은 소매 끝 실밥이 모두 풀려 매달려 있고, 옷 중앙은 완전히 뜯겨나간 듯한 커다란 구멍이 있으며 곳곳에 구멍이 뚫려 낡아 보인다. 명품 패션 아이템이라기보다 폭발이나 화재 현장에서 회수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과거에도 발렌시아가는 의도적으로 훼손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였다. 1850달러에 판매되는 '다 떨어진' 파리 스니커즈, 1790달러짜리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쓰레기 파우치' 가방, 개당 약 1700달러에 판매되는 독특한 레이의 감자칩 가방 클러치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발렌시아가 코리아

이번에도 '구멍난 재킷'을 두고 전세계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극도로 훼손된 후드 재킷이 24시간 만에 완판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조롱과 비난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저런 상태가 가치라면 나는 이미 억만장자"라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950달러짜리 걸레라니 말도 안 된다. 아름다움과 가치 기준은 어디로 갔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저런 걸로 바닥 청소할 옷은 많다. 이렇게 비싼 줄 몰랐다. 나도 이제 부자"라는 농담도 이어졌다.

이어 "노숙자에게서 훔쳐온 옷을 파는 창조경제"라던가 "10달러짜리 옷을 들고와 400달러짜리 잔디깎는 기계에 넣고 넝마를 만든 뒤에 이를 900달러에 파는 미친 비즈니스"라는 조롱 섞인 비난이 뒤따랐다.

일각에선 이같은 발렌시아가의 마케팅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손상된 낡은 옷을 고가로 판매함으로써 부와 완벽함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에 도전하는 '아이러니한 반항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분석했다.

또 그는 "소비주의의 거대한 부조리와 패스트 패션의 악순환을 부각하며 '사회적 논평'으로서의 하이패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이렇게 분노한 사람들이 각종 SNS에 글을 올리며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료 홍보를 하게 하는 '분노 마케팅의 천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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