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내전 끝났으니 시리아 난민 돌아가야…추방할 수도"

김하늬 기자
2025.11.05 13:56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시리아 내전이 끝났으니 독일 내 시리아 난민은 본국으로 돌아가라"로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추방하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025년 8월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8.13 /로이터=뉴스1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시리아 난민들은 독일에서 더 이상 망명 신청을 할 이유가 없으므로 자발적으로 귀국해 국가 재건에 나서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귀국을 거부하는 난민은 가까운 미래에 추방당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독일에서 범죄를 저지른 시리아인과 불법 체류자에 대해서도 추방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독일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은 약 100만 명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집권 시절 포용적 난민정책을 실시해 난민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이번 메르츠 총리의 난민 발언은 연립정부 안에서 논쟁이 일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요한 바데풀 외무장관은 지난달 말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뒤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파괴는 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다. 인간답게 살기가 불가능하다"며 난민 조기 귀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시리아 난민 송환을 추진하기로 한 연정 합의를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옌스 슈판 CDU·CSU 연합 원내대표는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우리 조부모들이 재건하지 않았다면 어땠겠느냐. 고국을 재건하고 돕는 건 애국적 의무다. 이는 독일에 사는 시리아인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면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지난해 12월 독재자 바샤드 알 아사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막을 내렸다. 현재 아사드 축출을 주도한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아흐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을 과도정부 수장으로 내세운 상태다.

한편 메르츠 총리의 발언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이민정책을 내세운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AfD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난민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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