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얻고 7년 만에 뉴욕시장 된 맘다니, 드라마 같은 정치 스토리

김희정 기자
2025.11.05 12:41

34세 맘다니 100여년만에 최연소·최초 무슬림 시장
생활비 문제 내세워 버스·보육 등 '무상' 공약 시리즈
뉴욕에 지원 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관건…

(뉴욕 AFP=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후보가 4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즈에 있는 프랭크 시나트라 예술학교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5.11.4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AFP=뉴스1) 김경민 기자

조란 맘다니가 뉴욕의 111대 시장으로 선출됐다. 인도계 34세의 '민주사회주의자'가 세계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뉴욕의 수장을 맡는 정치 드라마가 완성됐다. 100여년 만에 최연소이자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늦은 오후 88% 개표율 기준 민주당 소속의 맘다니가 50.3%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 예비선거에서 맘다니에게 패배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류 쿠오모 전 주지사는 41.6%로 맘다니에 밀렸다. 맘다니가 1월 1일 취임하면 한 세기 만에 최연소 시장이자 뉴욕 최초의 무슬림 및 남아시아계 시장이 된다.

이번 선거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10년 만에 가장 치열한 선거 중 하나였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뉴욕시 전체에서 2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는 1969년 이후 가장 높은 참여율이다. 맘다니는 6월 예비선거에서 카리스마, 소셜 미디어 활용 능력, 뉴욕시의 생활비 위기를 전면에 내세운 공약으로 후보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이런 전략을 전국 민주당이 본받아야 할 모델로 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시장 선거를 앞두고 미국 기업 폴리마켓의 광고가 조란 맘다니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34세의 맘다니 후보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에 앞서 있다. 2025.11.05. /사진=민경찬

맘다니는 100만채가 넘는 임대 아파트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기업과 고소득층에 신규 세금을 부과해 무료 버스와 보편적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뉴욕의 임대료 중간 값은 월 3400달러로 급등했고, 주택 공실률은 1.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맘다니는 더 저렴한 식료품을 제공하기 위해 시 소유의 식료품점 5곳을 설립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 자금도 영리하게 모금했다. 뉴욕시의 공적 매칭 기금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규모 자원봉사단을 결성하고 수천명의 소액 기부자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모금했다. 뉴욕은 시민들이 시장 후보에 기부하는 1달러당 8달러, 최대 250달러까지 매칭 기금을 지원한다. 이 같은 맘다니의 캠페인은 젊은층에 어필했고 훨씬 많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향하게 했다. 결국 뉴욕 인구의 약 16%를 차지하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업고 미국 시민권을 회득한지 불과 7년 만에 뉴욕시장이 되는 드라마를 썼다.

그러나 시장 맘다니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급진적 공약을 실현하는 것 외에도 난이도가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를 "공산주의자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거듭 비난했고, 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3일에도 "맘다니가 승리한다면 뉴욕시는 완전한 경제적, 사회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나쁜 돈에 좋은 돈을 더 보태고 싶지 않다"고 했다.

(뉴욕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10월 2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사전투표 기간 중 선거 유세를 하는 가운데, 한 지지자가 맘다니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가방을 메고 이동하고 있다. 2025.10.2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추후 민주당 내에서 온건파와 키를 맞추는 것도 숙제다. 무슬림인 맘다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비판하나, 민주당 내부의 이스라엘을 향한 지지는 확고하다.

맘다니는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영화감독 미라 네어와 컬럼비아대학교 식민주의 교수이자 학자인 마흐무드 맘다니의 아들로, 우간다에서 태어났다. 7세에 뉴욕으로 이주해 브롱크스 과학고와 메인주 보우든 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랩 아티스트, 어머니의 영화 제작, 차야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후 정계에 입문했다. 2018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2020년에 퀸즈 서부의 한 지역을 대표해 의회 의원으로 처음 선출됐다.

한편 이날 일부 다른 지역의 지방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전 CIA 요원인 애비게일 스팬버거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가볍게 승리해 최초의 여성 주지사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같은 당의 해군 출신이자 전 검사인 미키 셰릴도 뉴저지 시장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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