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일부 지역의 지방선거에서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되는 등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선거 지역 다수가 민주당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트럼프 재집권 9개월 만의 중간 심판이란 점에서 민주당은 고무된 모습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뉴욕 시장, 뉴저지 및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 여러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예상대로 민주당이 하원 의석을 5석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구를 조정한 '50호' 법안이 통과됐다.
트럼프의 고향인 뉴욕에서는 34세의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이변 없이 시장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스캔들로 사임한 무소속 앤드류 쿠오모 전 주지사를 뒤늦게 지지했으나, 지지율 격차를 좁히진 못했다. 오히려 맘다니의 급진적 공약에 투표 여부를 저울질한 온건파 유권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해 1969년 이래 가장 많은 뉴욕 시민(200만명)이 투표에 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방 직원들이 밀집해 있는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 소속 애비게일 스팬버거가 주 최초 여성 주지사로 선출됐다. 정부 셧다운(폐쇄)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직원 대규모 해고가 미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가잘라 하슈미가 전직 보수 토크쇼 진행자이자 주 최초의 게이 후보인 공화당 존 리드를 눌러 최초의 무슬림 부지사가 됐다. 버지니아주는 법무장관도 민주당 소속 제이 존스가 당선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도전하는 주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뉴저지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잭 시아타렐리를 지지하고 수차례 전화 유세를 벌였으나 민주당의 미키 셰릴 하원의원이 주지사에 당선됐다. 뉴저지주에서 지난 23년간 공화당 주지사는 크리스 크리스티 단 한 명뿐이다. 셰릴과 시아타렐리 간 이번 경선은 그나마 이전 대비 박빙의 지지율로 경합이 치열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민주당의 개빈 뉴섬 주지사가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추진한 50호 법안이 찬성표 64.6%(개표율 64% 기준)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캘리포니아의 독립 선거구 재조정 위원회가 연방의회 선거구 획정을 재조정해 민주당이 5석을 더 차지하게 하는 사실상의 게리멘더링(Gerrymandering·선거구를 조정해 특정 정당이나 집단에 유리하게 하는 행위)이다. 뉴섬은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의 중간 선거구 재조정에 대응해 이 법안을 도입했다.
후보자와 지역 이슈가 모두 결과에 영향을 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대한 반발이 유권자들을 뭉치게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자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갖는 강력하고 미래 지향적인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뭉칠 때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라며 "아직 해야할 일이 많지만 미래는 훨씬 밝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기관들을 거론하며 "트럼프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또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공화당이 오늘 밤 선거에서 패배한 두 가지 이유"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맘다니를 타깃으로 한 선거전략을 일찌감치 시사했다. 전국공화당선거위 대변인 마이크 마리넬라는 "민주당은 급진적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와 극좌파 무리에 항복했다"며 "모든 하원 민주당 의원은 어리석게도 당의 붕괴에 공모했고, 유권자들은 2026년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 정부는 5일로 셧다운 36일째를 맞아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연방 정부 프로그램이 삭감되고 항공편이 지연되는가하면, 전국 연방 공무원들의 급여가 밀려 민생이 피폐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운영 재개에 동의할 때까지 만료되는 건강보험 보조금을 구제해달라는 민주당의 요구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