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트럼프 영상 왜곡 편집 공식 사과…배상 요구는 거부

정혜인 기자
2025.11.14 10:53

BBC "다큐 방영 이후 트럼프 재선 성공, 피해 준 것 없다"

/로이터·AFPBBNews=뉴스1

영국 BBC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큐멘터리 왜곡 편집 논란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측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저녁 BBC는 자사 홈페이지의 '정정 및 설명'을 통해 지난해 방영된 '트럼프: 두 번째 기회?' 특집 다큐멘터리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편집 방식에 대한 논란을 검토했다며 "의도치 않게 연설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발췌한 내용을 하나의 연속된 연설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적 행동을 직접 촉구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줬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BBC 대변인에 따르면 사미르 샤 BBC 회장은 백악관에 공식 사과 서한을 보냈고, BBC 법률팀도 트럼프 대통령 법률팀에 별도 사과문을 전달했다. 대변인은 "샤 회장은 백악관에 개인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 연설의 편집에 대해 자신과 BBC가 유감스럽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법률팀은 지난 일요일(9일)에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 문서에 대한 대응 글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BBC 측은 트럼프 대통령 측에 보낸 문서에서 "BBC는 (다큐멘터리) 영상이 (왜곡된) 편집된 방식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의) 명예훼손 청구 소송의 근거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고, 문제의 프로그램은 재방송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이 잘못된 방향으로 편집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측의 배상금 청구는 거부한다는 것이다.

/사진=BBC 홈페이지

BBC 측은 5가지 이유를 들며 트럼프 대통령의 명예훼손 주장을 반박했다. BBC는 "우리는 파노라마 에피소드를 미국 채널에 배포할 권리가 없고, 실제 배포하지도 않았다"며 문제의 영상이 영국 내 시청자에만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상 방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기 때문에 피해를 줬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BBC는 "이번 논란은 긴 연설을 단순히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악의는 없었다. 또 문제가 된 부분은 1시간짜리 영상의 12초로, 해당 에피소드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도 많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공의 관심사에 관한 의견과 정치적 발언은 미국 명예훼손법상 강력한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BBC는 지난해 10월 미국 대선 약 일주일 전에 방영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트럼프: 두 번째 기회?' 에피소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021년 1월6일 연설을 '짜깁기 방식'으로 편집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폭동을 선동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논란으로 공영방송인 BBC의 신뢰가 훼손되는 위기에 직면했고, 지난 9일 팀 데이비 사장과 뉴스 보도 부문 책임자인 데버라 터네스가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BBC가 자신을 "폭력 선동자로 둔갑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법적 대응 의지를 드러내며 최소 10억달러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법률팀은 지난 9일 BBC 측에 "다큐멘터리에 대한 '완전하고 공정한 철회'와 사과, 또 발생한 피해 관련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답변 기한을 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14일 밤 10시(한국시간 15일 오전 7시)로 제시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