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 '디지털 돈'에 이자 줄게요"…중국, CBDC 치고 나간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5.12.31 14:36

내년 1월1일부터 중국의 핵심 국유 상업은행들이 디지털 위안화에 예금 공시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지급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예고대로다. 국가 통화정책 전달 속도를 한층 끌어올려 내수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장기적으론 위안화 국제화의 기반을 다지려는 목적도 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의 상호관세 대폭 인하 합의로 인해 위안화 환율이 12개월 내 달러당 7위안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교통은행, 중국건설은행은 내년 1월1일부터 디지털 위안화 실명 지갑의 잔액에 보통예금 공시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이자 계산 및 지급 방식도 보통예금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앞서 루레이 인민은행 부총재는 인민은행 산하 금융시보 기고문을 통해 내년 1월부터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운영하는 중국 상업은행에서 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CBDC)에 이자를 지급하는 국가가 된다. 디지털 위안화가 '디지털 현금' 단계에서 '디지털 예금통화'로 격상되는 셈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제도 시행에 나서는 공상은행 등 중국 국유 상업은행들은 디지털 위안화 지갑 잔액을 지급준비금 제도 내에서 관리하고 은행 예금과 동등한 예금자 보호에도 나서게 된다.

현재 중국 국유 상업은행의 보통예금 금리는 0.05% 수준으로 매우 낮다. 하지만 지금까지 디지털 위안화는 무이자·결제 중심의 통화였던 만큼 보통예금에 준하는 이자를 주는 것 만으로도 고객들이 실사용 계좌로 디지털 위안화를 보유할 강력한 유인책이 된다.

금융권에선 이를 통해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전달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직접 설계한 통화 인프라인 만큼 디지털 위안화 보유 계좌가 늘어날수록 금리 신호는 물론 국가 소비 보조금과 지원금 등 정책 효과가 국민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어서다. 금융시보는 디지털 위안화 확산을 발판으로 인민은행이 통화 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민간 플랫폼에 쏠린 결제 주도권을 국가 인프라로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다음 5년 경제개발 계획이 가동되는 2026년을 앞두고 디지털 위안화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준비했다. 디지털 위안화 소비쿠폰을 발행하는 한편 공무원 급여 일부를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향후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내놓으며 디지털 위안화 인프라 확산과 내수 중심의 경제개발 청사진을 내놨다.

금융권에선 장기적으로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 기반을 다질 것으로도 보고있다. 중국은 지난 9월 상하이에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를 설립해 국경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고 아랍에미리트, 태국 등과 디지털위안화 국경 간 결제 시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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