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새로운 관세 부과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무역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국제무역장관은 이날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미국의 상호관세가 정당하지 않았다는 캐나다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해 줬다"며 환영했다. 다만 캐나다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산업별 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도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결정이 미국 무역정책의 '리셋'(reset·초기화)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캔디스 레잉 상공회의소 회장은 성명에서 "캐나다는 더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미국의) 새롭고 더 직접적인 압박 수단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유럽연합)의 올라프 길 통상 담당 대변인은 "EU 회원국들은 이번 판결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무역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며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SNS(소셜미디어) X에 "판사들이 미국 대통령조차 법적 공백 속에서 행동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미 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프랑스의 롤랑 레스퀴르 경제부 장관은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최소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독일 산업연맹(BDI)은 "미국의 권력 분립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분명한 증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과 멕시코는 구체적인 논평을 피한 채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멕시코는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5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첫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다. 당시 영국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로 영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영국 자동차 수출에 대한 관세를 27.5%에서 10%로 낮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로 각국에 차등 부과한 상호관세가 무효되자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새로운 관세 1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새로운 관세는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00시1분부터 발효된다. 다만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천연자원, 비료를 비롯해 특정 핵심 광물, 금속, 에너지, 농산물, 의약품에는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적용되는 상품과 승용차, 특정 항공우주 제품도 해당 관세가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