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제9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 여지를 열어둔 가운데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의 질의응답 자료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장관은 이날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손자와 대화했다는 보도 관련 질문에 "나는 우리가 나눈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미국은 어떤 정부의 관계자든 우리와 공유할 정보나 견해가 있다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답하며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대화 상대가 "쿠바의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 언젠간 북한의 누군가일 수도 있다"며 "지금은 이란일 수도 있다. 우리는 항상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이것은 협상과는 다른 문제지만, 우리는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관점을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보다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겠다는 원론적인 견해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발언이 나온 시점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드러낸 직후 나와 주목받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26일 노동당 9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만일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조미(북미) 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북미 협상의 조건부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조건부로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