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좌파 광신도" vs 앤트로픽 "집단 감시·무기개발 반대"...결국 소송전

김종훈 기자
2026.02.28 13:50

앤트로픽 "미국인 집단 감시·자율 살상 무기 개발 반대"..트럼프 "앤트로픽 이기적, 국가 안보 위태롭게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AI(인공지능) 개발 기업 앤트로픽 기술을 모든 연방기관에서 퇴출시키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급진 좌파 성향의 기업이 미군을 좌우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앤트로픽의 좌파 광신도들은 헌법이 아닌 자신들의 계약 조건을 따르라며 전쟁부(국방부)를 압박했다"며 "이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의 이기심 때문에 미국 시민과 군인들이 위험에 빠지고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졌다"며 "모든 미국 연방기관에서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시 중단할 것"울 지시했다. 그러면서 "전쟁부 등 앤트로픽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기관들은 6개월 동안 단계적 기술 퇴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동원하고, 민사·형사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미국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며 "현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통제 불능, 급진 좌파 AI 회사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앤트로픽은 소송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이날 엑스 게시글을 통해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중국 화웨이가 받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제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쟁부는 앤트로픽과 체결했던 2억 달러 규모 계약을 해지하고 정부 협력 업체들에 앤트로픽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인증을 요구할 방침이다.

악시오스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가 기밀 군사 시스템에 사용되는 유일한 AI 모델이라면서 파급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재에 응한 한 소식통은 전쟁부에서 앤트로픽 기술을 퇴출하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앤트로픽 기술 의존도가 높은 팔란티어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공급망 위험 요소 지정 조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앤트로픽은 "해당 조치는 미국의 적대국에만 적용됐고 미국 기업에 공개적으로 적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이는 법적으로 부당할 뿐 아니라 정부와 협상하는 모든 미국 기업에 위험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앤트로픽은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집단 감시 체계와 자율 살상 무기 개발에 협조하지 않겠다면서 "미 전쟁부의 어떤 협박이나 처벌도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전쟁부는 xAI의 그록, 구글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를 기밀 군사 시스템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앤트로픽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 직원들은 앤트로픽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에 요구했다. 올트먼 CEO는 앤트로픽과 같은 생각이라면서도 전쟁부와 협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분야에서 앤트로픽의 AI 기술을 더욱 폭넓게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대규모 감시나 자율 살상 무기 같은 군사 기술에 자사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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