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뛰고 증시 흔들?…중동 화약고 불붙인 미·이와 이란, 영향은

김도윤, 김종훈, 차현아 기자
2026.02.28 21:39

(종합)

[테헤란=신화/뉴시스] 정병혁 기자 =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공격을 강행한 가운데 28일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2.28. /사진=정병혁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 앞서 열린 3차 핵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전격적으로 군사 공격에 나섰다. 이란은 즉각 반격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 등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중동 전면전 우려가 커지며 글로벌 안보 및 경제 상황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美 "중대한 전투 시작"…이란, 이스라엘·중동 미군기지에 미사일

로이터통신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터지고 연기가 치솟았다. 이날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은 국가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에 대해 예방적 공격(preemptive strike)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반격에 대비해 이스라엘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도 동참했다. 미국은 해상과 공중에서 이란을 겨냥해 타격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도 이란에서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며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고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란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초토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정권 수뇌부를 겨냥했단 분석이다. 하메네이 지도자는 공습 당시 테헤란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역시 일단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여럿이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수개월 전부터 이란 공습 작전을 계획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에 '포효하는 사자'라는 이름을, 미국은 '장엄한 분노'라는 이름을 붙였다. 포효하는 사자는 지난해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수행한 공습 작전 '떠오르는 사자'(Rising Lion)에서 따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이란을 공습하며 12일간 전쟁을 수행했다.

[하이파=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 이후 이스라엘 전역에 비상경보가 울린 가운데 이스라엘군 잠수함 한 척이 하이파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6.02.28. /사진=민경찬

이란도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부분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에 요격되며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일부 미사일은 인적이 드문 곳에 떨어졌다.

이란은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도 단행했다. △쿠웨이트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 알다프라 공군기지 △카타르 알우에이드 공군기지 △바레인 미군 제5함대 기지 등을 공격했다. 중동 지역의 미국 우방을 겨냥한 공습으로, 작전명은 '트루 프로미스4'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선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에 맞아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익명의 이란 고위 관리는 "우리 대응은 공개적일 것이며 어떠한 레드라인도 없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동 내 모든 자산이 공격 목표"라고 밝혔다.

트럼프, 이란 국민에 "정부 장악하라" 촉구
(서울=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을 통해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미국의 이란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트루스소셜 갈무리) 2026.2.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에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갖지 않도록 확실히 막겠다"며 "중동 '테러리스트' 추종 세력이 중동과 세계를 불안정하게 할 수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란 정권은 머지않아 누구도 미군의 위력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을 향해 "자유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안전한 곳에 머무르다 우리가 일을 마치면 정부를 장악하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몇 세대 만에 찾아온 단 한 번뿐인 기회"라며 "미국은 압도적인 힘과 전력으로 당신들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다 전쟁에 직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게재한 글에서 "이란은 2020년, 2024년 대선에 개입해 나를 낙선시키려 했다"며 "결국 오늘날 미국과 전쟁에 직면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 보수 매체 '저스트더뉴스' 기사를 첨부했다. 이란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당선을 목표로 2020년 대선 개입을 시도했으며, 2024년에는 트럼프 선거 캠프를 겨냥한 해킹 공작과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는 두 번 있었는데, 이란과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정부 "이란 내 우리 국민 피해 없어"…글로벌 안보·경제 불확실성 확대 우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란 상황 관련 중동 정세 및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주이란대사관, 주이스라엘대사관을 비롯해 레바논, 미국,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이집트, 카타르, 쿠웨이트, 투르크메니스탄 등 인근 중동지역에 주재하는 공관들이 참여해 현지 상황 평가 및 안전대책을 점검했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우리 정부는 외교·안보 부처가 참여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실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청와대 대변인실은 "오늘 저녁 7시, 외교·안보 부처가 참여하는 NSC 실무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현 이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이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이란 내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국방부와 합참은 중동 상황 관련 해외파병부대의 위협 상황을 점검했다"며 "현재까지 해외파병부대의 안전은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동의 군사적 상황이 전면전으로 번지면 글로벌 안보 및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전 세계적인 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분석이다. 특히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면 국제유가가 폭등하며 글로벌 경제 전반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선 코스피지수가 6000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한국무역협회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과 관련해 "단기적인 수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교역 회복력이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무협은 "러·우 사태 및 중동 지역의 분쟁이 반복·장기화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의 유가 상승 영향은 과거보다 축소됐다"며 "다만 과거 중동 지역 분쟁과 달리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 간 직접 군사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다소 성격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유가 상승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세계 각국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우려를 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이스라엘, 이란 전쟁 발발은 국제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유엔(UN·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핵 협상을 중재했던 오만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공격 행위가 발생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한다"며 "미국 국익에도, 세계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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