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미장보다 국장?…美서 저가 매수 소멸 vs 韓 증시 3배 레버리지 베팅[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6.03.09 18:05

[서학개미 탑픽]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대규모 저가 매수에 나섰던 서학개미들이 지난주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에서는 순매도로 대응했다.

서학개미들은 AI(인공지능)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기술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1월29일~2월4일(결제일 기준 2월2~6일)만 해도 32억7637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미국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자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주간인 지난 2월26일~3월4일(결제일 기준 3월2~6일) 사이에 1억1947만달러의 순매도를 나타냈다.(한국예탁결제원 자료)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1%, 나스닥지수는 1.5% 내려갔다. 이후 지난 5~6일 이틀간 S&P500지수는 1.9%, 나스닥지수는 1.8% 추가 하락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에도 서학개미들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저가 매수를 자제하는 태세 전환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증시에서 한국 증시 반등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1억달러 이상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는 사실이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배 ETF(KORU)를 1억3421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ETF는 MSCI 코리아 20/5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한국에서는 ETF로 한국 증시에 레버리지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2배이기 때문에 더 큰 수익을 노리며 KORU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KORU에 대한 순매수는 코스피가 12% 폭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지난 4일에 8900만달러 이상이 집중됐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난 2월26일~3월4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순매도 규모가 1억달러대로 제한된 것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 덕분이라는 사실이다. SOXL이 10억2235만달러의 압도적인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미국 증시 전체의 순매도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들은 SOXL을 저가 매수해 큰 수익을 얻은 경험이 쌓이자 SOXL 가격이 급락할 때마다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2월26일~3월4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서학개미들은 지난 2월25일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하루에 35.5% 폭등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인터넷 그룹은 추격 매수에 나서며 5114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지난 2월26일 5.5%, 27일 4.2% 하락하자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4628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3877만달러 순매수됐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자 석유회사인 엑슨 모빌이 457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엑슨 모빌을 포함해 S&P500지수 내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ETF(XLE)도 2748만달러 순매수됐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광통신 부품을 제조하는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와 코히어런트를 각각 4350만달러와 3587만달러 순매수했다.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는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지난 2월27일 56.9%, 28일 21.7% 폭등했다. 코히어런트는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이어오다 지난 2일 엔비디아가 2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에 15.4% 급등했다. 하지만 3일부터 6일까지는 4일 연속 21.1%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오는 10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오라클도 2497만달러 순매수했다.

2월26일~3월4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반면 서학개미들은 7개의 대형 기술주를 지칭하는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엔비디아를 제외한 6개 종목을 일제히 순매도했다.

특히 알파벳 클래스 A와 테슬라가 각각 1억6539만달러와 1억3617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타격이 컸다. 이어 메타 플랫폼스(4026만달러), 아마존(3946만달러), 애플(258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199만달러) 순으로 순매도됐다.

AI 확산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올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저장장치 회사 샌디스크와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증시 약세 속에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지며 각각 1억2000만달러가 넘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비트코인 채굴회사인 테라울프는 지난 2월26일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5657만달러 순매도됐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26일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인수 의사를 철회한 가운데 562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란 전쟁 상황에서도 은 가격이 하락하며 은 현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 ETF(SLV)는 5227만달러 순매도됐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반도체주 하락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차익 매물이 나오며 4906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SOXS는 지난 6일까지 일주일간 26.2% 뛰어올랐다.

양자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도 긍정적인 실적을 공개하며 지난 2월26일 주가가 21.7% 급등하자 매물이 쏟아지며 4578만달러 순매도됐다.

이외에 초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는 지난 4일 배당락일을 맞아 한 주간 4481만달러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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