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에 죽음의 비…"美, 이스라엘의 이란 원유창고 공격 당혹"

정혜인 기자
2026.03.09 16:13

[미·이스라엘, 이란 공격] "트럼프 사위·중동 특사, 10일 이스라엘 방문 예정"

8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이란 수도 테헤란 연료 저장소의 화재 현장 /AFPBBNews=뉴스1

이란 공습으로 끈끈한 동맹 관계를 드러냈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발발 8일 만에 처음으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악시오스와 이스라엘 채널12 등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이스라엘의 이란 연료 저장소 타격 사건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에 고위급 인사를 이스라엘로 파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12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10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방문에서 양측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의 전쟁 수위와 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은 앞서 이스라엘의 이란 연료 저장소 공격 계획을 사전 통보 받았다. 하지만 실제 공격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위 안보 관리는 악시오스에 "우리는 그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의 전날 공격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한 관리는 "이란 연료 저장소 공격에 미국의 반응은 사실상 '도대체 무슨 일이냐'(WTF)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이란의 연료 저장소 30곳을 이란 정권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연료를 공급했다는 이유로 타격했다.

"트럼프, '지지율 타격' 유가 급등에 민감"

미국의 이런 민감한 반응은 인프라 시설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 등을 우려한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악시오스는 "미국은 민간인이 사용하는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전략적으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이런 공격이 이란 사회를 결집해 하메네이 정권 지지를 강화하고, 국제유가 상승을 촉발해 트럼프 행정부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보복 카드를 꺼내면서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에 이어 110달러를 넘어서며 에너지 위기 우려를 키웠다.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내 휘발유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줘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번 공격 대상이 석유·생산 시설이 아닌 이란 정권과 혁명수비대를 위한 연료 저장소이고, 공습의 목적이 에너지 위기 심화가 아닌 이란에 이스라엘 민간 인프라 공격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연료 저장소가 불타는 영상 자체만으로 시장에 충격을 줘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악시오스에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석유를 보존하길 원하지, 불태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료 저장소 파괴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았다. 이후 테헤란에 기름기를 머금은 비와 유독 가스가 퍼진 걸로 알려졌다. 이란 현지에선 이 결과를 두고 이스라엘이 '화학전'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란은 보복으로 중동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 사령관은 "이란의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역내 전체에 걸쳐 유사한 보복 타격에 나설 수 있다"며 이란이 보복에 나서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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