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의 지난해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뿐 아니라 전력 수급 안정과 효율화를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까지 빨아들인 결과다.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실적이 적자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 것과 대조된다.
서방 언론에서도 이제 CATL은 전기차 배터리 회사가 아닌 사실상 AI(인공지능) 시대를 대표하는 '전력 인프라 기업'이 됐단 평가가 나온다.
10일 디이차이징과 차이신 등 중국 경제매체는 일제히 CATL의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7%, 42.3% 증가한 4237억위안(약 90조3000억원), 722억위안(약 1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CATL의 사상 최대 실적이다. CATL의 순이익은 2022년 307억위안 수준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507억위안, 올해 700억위안을 잇따라 돌파했다.
CATL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39.2%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ESS 배터리 점유율은 30.4%를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과 ESS 배터리 시장에서 각각 9년, 5년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매출의 대부분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창출됐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와 ESS 매출 비중은 각각 74.7%, 14.7%로 집계됐다. 하지만 순이익률은 전기차 배터리 23.8%, ESS 26.7%였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수급 안정과 효율화에 필수적인 ESS 수요 증가세가 그만큼 가팔랐단 증거다. 이 같은 ESS 약진을 발판으로 CATL의 전체 순이익률은 18.1%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배터리 시장 환경은 CATL에 최적의 조건이었단 게 중국 업계 전반적 시각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공장 가동률이 급등했고 4분기에는 사실상 풀가동 상태에 진입했단 전언이다. 772GWh의 총 생산능력을 갖춘 CATL의 지난해 배터리 생산량 규모는 748GWh로 가동률은 97%에 육박했다. 지난해 고객이 제품을 받기 전 먼저 지급한 돈을 뜻하는 계약부채는 총 492억위안으로 전년대비 77% 늘었다. 상당수 고객이 선지급 방식으로 2026년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했단 뜻이다.
이른바 '없어서 못파는' 상황도 연출됐다. 차이신에 따르면 CATL 실적발표회에서 회사 경영진은 지난해 일부 주문이 생산능력 부족으로 제때 납품되지 못해 일부 수요가 2~3위 배터리 기업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에선 CATL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서 사실상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앞서 CATL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쩡위췬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CATL은 배터리 제조를 넘어 전력망 구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가능한 독립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중이라고 보도했다. 쩐 회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제로탄소 전력망 사업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보다 10배 이상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