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핵은 오히려 협상가능…최대변수는 탄도미사일" 왜

김종훈 기자
2026.03.11 15:05

[미국-이란 전쟁] 이스라엘, 지난해 12일 전쟁서 이란 미사일 요격 실패로 위기감 고조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완전 폐기 없으면 군사행동 멈추지 않을 듯

2023년 11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시위대와 현지 민병대 조직 바스지가 이란의 카이바르 탄도 미사일 옆으로 행진 중인 모습./AFPBBNews=뉴스1

이란 핵 협상 좌초를 이유로 시작된 무력충돌을 끝내려면 이란 핵 프로그램이 아닌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를 집중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이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극히 민감한 태도여서 그만큼 입장차가 클 것이란 이유다.

사우디아라비아계 매체 아랍뉴스는 10일(현지시간) "지속적인 (중동) 갈등의 원인인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은 협상 불가능한 레드라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초기 전쟁 명분으로 삼았던 이란 핵 프로그램보다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협상이 훨씬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아랍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기준에 맞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핵 협상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이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서방과 핵 협정을 맺은 적이 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와 핵 협상에서도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도미사일 협상의 관건은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반드시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가 좁은 이스라엘 입장에서 이란 탄도 미사일은 핵 무기에 버금가는 안보위협이 된다. 이스라엘은 탄도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 격추할 목적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애로우, 패트리어트 등 탄도 미사일용 방공 체계로 겹겹이 무장했다. 자국민 대피를 위해 정교한 조기경보체계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의 12일 전쟁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의 한계가 드러났다. 이란제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 항구 하이파를 직격한 것. 하이파는 이스라엘이 서방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는 전략 요충지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조기경보체계는 이란 미사일에 반응하지 못했다. 이스라엘 주민들에게 대피를 알리는 공습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으나 여파는 상당했다. 왜 조기경보체계가 반응하지 못했는지, 이스라엘이 탐지 불가능한 미사일이 개발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빗발쳤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는 미사일 탐지 체계에 오류가 있었을 뿐, 이란이 신무기를 개발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번 공습 과정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반복됐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이스라엘 도시 베이트세메에 이란 미사일이 떨어져 주민 9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방공 체계가 미사일 요격에 실패한 탓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자국이 개발한 첨단 방공체계인 애로우가 가동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애로우가 가동됐더라면 요격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애로우를 가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IDF는 "요격률이 매우 높긴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지대지 미사일은 실존적 위협"이라며 요격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란이 2023년 공개한 최신 미사일 '카이바르'를 활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코람샤르4로도 불리는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2000㎞에 달하며 지하 벙커까지 파괴 가능한 폭발력을 갖췄다. 대기권 내 마하 8, 대기권 밖 마하 16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방공체계가 대응할 시간이 거의 없다. 공개 당시 미국은 카이바르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아랍뉴스는 "(이란) 미사일 능력이 무력화됐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이 나오고 10일이 넘도록 이란 지도부가 수도 텔아비브와 하이파를 계속 공격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규정하고 전쟁 종식 선언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현지 병원 책임자들과 회담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그들(이란)의 뼈를 부러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공격을 멈출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란이 미국에 휴전을 타진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게속 싸우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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