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케데헌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오스카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면서 K콘텐츠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데헌은 주제가상과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거머쥐었다.
케데헌은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작으로 오른 '주토피아2', '아르코', '엘리오', '리틀 아멜리'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선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저와 닮은 사람들이' 주인공인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 다음 세대는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이 상을 한국과 전 세계 한국인에게 바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매기 강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첫 한국계 연출가가 됐다. 아시아계 감독으로 범위를 넓히면 세 번째 수상이다.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3)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4)로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주제가상을 받은 OST '골든' 작사가이자 가창자인 이재는 무대에 올라 "훌륭한 상을 주신 아카데미에 정말 감사하다"며 "자라면서 사람들은 K팝을 좋아한다고 놀렸는데 그들이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상은 성공이 아니라 버티고 회복하는 힘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영화 속 K팝 그룹 '헌트릭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무대에 올라 골든을 열창했다. 한국 전통 악기 연주와 판소리, 퓨전 무용공연으로 시작된 공연은 세 멤버 열창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특히 객석에서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응원봉을 들고 흔드는 장면이 포착됐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엠마 스톤, 티모시 샬라메, 로즈 번 등도 응원봉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케데헌은 K팝을 소재로 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낮에는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고 밤에는 악마를 사냥하는 퇴마사로 변하는 그룹 '헌트릭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이후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공개 후 약 90일 동안 3억 회 이상 시청되며 넷플릭스 영화 시청 시간 기준 역대 1위에 올랐다. 또 넷플릭스 영화 사상 최초로 누적 시청 수 5억 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작품 흥행을 높이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K팝을 향한 러브레터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타임스지는 이 영화를 '올해의 혁신작품'으로 꼽으며 "특정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대중적으로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영화 인기는 음악 차트에서도 이어졌다. 주제가상을 받은 골든은 이번 수상에 앞서 지난달 1일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부문 수상작이 됐다.
지난해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에서 8주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골든 외에 '소다팝'(Soda Pop) 등 다른 OST 역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