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휴전이냐 확전이냐…"트럼프 협상 제안은 함정" 의심도

양성희 기자
2026.03.25 14:47

[미국-이란 전쟁] (상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세를 5일간 보류하고 협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주가 휴전 혹은 확전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에 '한 달간 휴전'을 제안했다는 관측이 추가되면서 전쟁이 출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반면 미국이 협상 추진과 동시에 중동 병력을 꾸준히 늘리면서 이란에서는 협상을 함정으로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이란에 '한 달간 휴전' 제안"…15개 조건 제시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24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한 달간 휴전'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 달의 휴전 기간 동안 15개 조건이 명시된 합의안을 논의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왼쪽),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사진=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도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전쟁 종식을 위한 15개 조건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종식시킬 출구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제시한 조건은 △기존 핵능력 해체 △핵무기 포기 약속 △우라늄 농축 금지 △기존 농축 물질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관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시설 해체 △IAEA에 완전한 정보 접근권·감독권 부여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자유 개방 △미사일 수량과 사거리 제한 등이다.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면 미국은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 해제 △부셰르 원자력 발전 지원 △스냅백(합의 위반 시 제재 자동 복원) 폐지 등을 약속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과 잇따라 이견을 드러낸 이스라엘은 이 같은 방안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이 안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엄청난 가치가 있는 큰 선물을 줬다"고 말해 양국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핵 아닌 석유·가스와 관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취재진이 호르무즈 해협 관련인지 묻자 "그렇다, 해협 흐름과 관련된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협상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협상 당사자로 밴스 부통령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사진=AFP

"모즈타바, '전쟁 종식 회담' 동의" vs 시간벌기 함정이냐

이란은 대외적으로 협상설을 부인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이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모즈타바가 '이란의 조건이 충족되는 한 가능한 빨리 문제를 종결하는 데 동의한다'는 메시지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통해 비밀리에 위트코프 특사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현재 협상은 직접 접촉이 아닌 제3국 중재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이 같은 메시지를 중재국을 통해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CNN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 접촉이 있었으며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지속가능한 제안에 귀를 기울일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사진=AFP

이란, 미국 휴전 제안 '함정' 의심…미, 병력 증강

다만 이란은 미국의 휴전 제안이 함정일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미국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한편으로 중동에서 병력을 늘리고 있어 지상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월스리트저널(WSJ)은 이란 관리, 아랍 국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휴전 제안을 함정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협상을 유도하면서 미국 측이 협상 당사자로 지목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암살하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갈리바프는 이스라엘 공격을 피한, 몇 안 되는 이란 고위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또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과 이란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고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힌 데 대해 공격 재개 전에 유가를 낮추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미 병력집결에 대한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CNN, 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며칠 안에 중동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잇따라 전했다. 그 규모는 1000~3000명선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란은 트럼프의 '공격 유예' 선언에도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인근이 이날 공격 당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격에 따른 기술·인명 피해는 없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걸프국까지 참전?…사우디 왕세자, 트럼프에 "전쟁 계속해야"

그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국가의 참전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확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란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빈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은 걸프 지역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이란 정권 제거만이 위협 해소의 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을 중동지역을 재편할 '역사적인 기회'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앞서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받은 뒤 기자들에게 "이란의 공격에 대한 사우디의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며 "걸프국들이 대응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말했다고 WSJ이 보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