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15개 항목으로 된 종전안을 제안한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진행 중인 협상은 없고, 협상할 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재국을 통해 전달한 종전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이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는 최고지도부에 전달됐다. 필요할 경우 그들에 의해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협상할 의사는 없다"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현재 우리의 정책은 저항을 지속하는 것"이라며 지금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는 것은 "이란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적들(미국)은 우리는 분열시키고 신속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고, 매일 밤 광장에 모여 우리를 지지하는 군과 국민의 단결을 꺾는 데도 실패했다"며 "현재까지 어떤 협상도 열리지 않았다. 보장 없는 정전은 전쟁을 반복시키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조건에 따라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주변 국가인 중동을 향해 미국과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에 대해 "적대감이 없고 오직 미국 기지만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지난달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친미국 성향의 중동 지역 내 에너지 시설과 미국 대사관 등을 공격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적대국에만 폐쇄된 곳"이라며 "우리 입장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된 것이 아니라 적에게만 폐쇄된 것이다. 적과 그 동맹국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도록 허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과 이스라엘, 이들의 군사작전을 돕는 국가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 개방됐다는 이란의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앞서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의 핵 능력 체제, 미사일 수량 및 사거리 제한, 중동 내 친이란 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15개 항목으로 이뤄진 종전안을 이란에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양국이 대부분의 쟁점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미국의 종전안을 거부하고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미국이 제안한 종전안을 거부하고 △이란 공격·암살 완전 중단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메커니즘 수립 △전쟁 피해 배상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 보장 등의 새로운 종전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