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한 달 동안 전세계 증시 시가총액이 12조달러(1경800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집계 대상인 82개국 시가총액은 146조35억달러(22경319조원)였다. 이란 전쟁 개전 직전인 지난달 27일 157조5034억달러(23경7672조원)에서 7.30%에 해당하는 11조4999억달러(1경7300조원) 감소했다.
특히 유럽국가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스위스 증시는 27%, 스웨덴 증시는 13%, 프랑스와 독일은 12%씩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쟁에 더해 위험 부담이 더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유럽 대륙은 중동과 이어져 있어 전쟁 위협을 보다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시가총액 감소 폭은 인도네시아 15%, 베트남 12%, 한국 11%, 일본 10% 등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시가총액 5%대 감소에서 그쳤다. 세일가스 개발 덕에 원유 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하면서 중동 원유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덕이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오만·요르단 등 일부 중동 국가에서는 시가총액이 소폭 증가했는데,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대결할 것이란 시장 예상이 현실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프랑스에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란) 작전은 예정에 맞춰 혹은 예정보다 앞서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미 국방부가 중동에 지상군 최대 1만 명을 추가 파병하는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선택권과 비상사태 발생시 대처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회를 보장하려 한다"며 중동 지역에 미군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지상군 없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 관계자 다수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중동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안보 전략을 향한 지역 관계자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이스라엘 공습에 보복한다는 명분 하에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와 주요 시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자국 내 미군 기지를 유지하는 게 맞는 선택인지 많은 중동 관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보도대로라면 미국의 기축통화국 지위의 근간인 페트로달러 체제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국가들은 오직 달러로 원유 대금을 받고 이 달러를 다시 미국에 투자했다. 이는 미국이 성장을 지속한 원동력이었다. 대신 미국은 중동 국가들의 안보 보장을 약속했다.
블룸버그는 중동 국가 일부에서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이 중동 안보 보장을 약속하지는 않겠지만 그건 지금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자신들이 더욱 예측 가능한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운 중국의 외교 전략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