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길거리에 설치된 쥐약을 반려견이 먹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당국에 방역 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일부 지역에서는 쥐약이 투명 비닐봉지에 담긴 채 길가에 걸려 있거나 훼손된 상태로 방치돼 있어 반려동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 반려견 보호자는 최근 3개월 동안 자신의 개가 쥐약을 세 차례나 섭취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산책 중 찢어진 봉지에서 흘러나온 알갱이를 먹은 것이 원인이었으며, 치료비로만 약 1만홍콩달러(약 192만원)가 들었다고 털어놨다.
쥐약에 포함된 항응고 물질은 혈액 응고를 방해해 심한 경우 내부 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보호자는 "아이들의 음식에 독을 뿌려놓은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보호자 역시 산책 중 나무 주변에 놓인 붉은색 알갱이를 발견하고 쥐약으로 의심해 반려견을 급히 제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실을 SNS(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길고양이 등 다른 동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홍콩 식품환경위생부는 쥐약 사용이 필요한 경우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비닐 포장 대신 잠금 장치가 있는 미끼 상자로 교체하는 등 개선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물 보호 단체 측은 "공공장소에 쉽게 접근 가능한 형태로 살충제를 두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먹이원 제거 등 환경 관리 중심의 방역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콩에서는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기에 반려동물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