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 "무기 가진 자들, 내려놓으라"

차유채 기자
2026.04.06 10:36
5일(현지 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 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라틴어로 '도시와 세계를 향한'이라는 뜻)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초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후 맞이하는 첫 부활절에서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5일(이하 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대축일 강복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도시와 세계를 향한'이라는 뜻) 메시지를 전하며 "폭력에 익숙해지고, 이를 체념하며, 무관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를 가진 자들은 그걸 내려놓아라"며 "전쟁을 일으킬 힘을 가진 자들은 평화를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구체적으로 전쟁이나 지도자를 언급하진 않으면서 직설적인 메시지를 냈다.

그는 "이 축제의 날, 우리 모두 갈등과 지배, 권력에 대한 모든 욕망을 버리고,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상에 주님께서 평화를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청하자"고도 했다.

교황 레오 14세 /사진=뉴스1

앞서 레오 14세는 2일 이탈리아 로마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전 미사 강론에서 기독교 사명이 종종 지배 욕망에 의해 왜곡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우리는 지배할 때 스스로 강하다고 여기고, 동등한 존재를 파괴할 때 승리했다고 생각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될 때 위대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지배하는 방법이 아닌 해방하는 방법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으며, 생명을 파괴하는 방법이 아닌 생명을 주는 방법의 본보기를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특정 인물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 발언은 최근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신앙에 호소한 헤그세스 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이 "종말론적 목표를 추구하는 폭력적인 메시아적 이슬람 이념"을 따른다며 미국 국민에게 병사들의 안전과 중동에서의 군사적 승리를 위해 "매일 무릎 꿇고, 가족과 함께, 학교에서,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해달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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