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산 물가 3년여만에 상승…전쟁에 디플레 부담 오히려 해소?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4.10 14:12
중국 전년대비 PPI 추이/그래픽=김지영

디플레이션 압박을 받던 중국의 생산자 물가가 3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연평균 제자리걸음한 소비자 물가 역시 1% 뛰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에 당국의 소비진작 대책이 맞물린 결과다.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추후 디플레이션 압박이 줄어들어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있는 반면, 유가 등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은 수요 증가가 주도한 물가 상승보다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거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달 1.3%보다 다소 줄어든 상승폭이며 시장 예상치 1.2% 상승을 밑돈 결과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했다. 공장 출고 단계의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0.5%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0.4% 상승을 뛰어넘은 결과다.

특히 PPI는 41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비철금속 채굴과 비철금속 가공이 각각 36.4%, 22.4% 상승했으며 석유·가스는 -12.9%에서 5.2% 상승으로 전환했다.

둥리쥐안 중국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PPI의 전년 대비 상승 원인 중 일부는 수입 인플레이션에 따른 것"이라며 "일부 산업에서는 국내 수급 조건도 개선돼 PPI 반등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전쟁에 따른 수입물가 외에 국가 정책 효과도 있었단 점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은 산업 내 과잉 생산과 과도한 가격 인하 경쟁을 막기 위한 조치를 연이어 내놨고 PPI는 월간 기준으로 6개월 연속 개선추세였다.

3월 CPI 상승폭은 전문가 예상치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추세완 확연히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중국 연평균 CPI는 전년대비 보합이었다. 이는 정부 목표치인 연간 2%을 크게 밑도는 수치였으며 2024년의 0.2% 상승보다도 둔화된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CPI는 2월 1.3%에 이어 3월에도 1% 상승세를 이어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그동안 CPI보다 PPI가 더 깊은 침체상태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부진한 내수와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 고착화된 과잉 생산이 결합되어 제조업체들이 잉여 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PPI와 CPI 반등이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최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중국의 물가를 반등시키며 오히려 디플레이션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쟁에 따른 물가상승 효과는 이롭지 않단 시각도 있다. SCMP는 전쟁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시작된 물가상승은 수요 증가에 기반한 물가상승에 비해 기업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표상의 물가만 개선할 뿐 실물 경제의 고통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물가 상승이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 때문인지 중국의 자체 정책에 따른 수요 회복 때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중동 상황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며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의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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