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도 문고리권력?…트럼프 "집무실 60m 이내 모두 사면"

정혜인 기자
2026.04.13 10:25

집권 첫날 '의사당 난입' 1500명 사면…임기 말 대규모 사면할수도-WSJ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정부 부분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끝내는 예산안에 서명한 뒤 미소 짓고 있다. 2026.02.04. /사진=민경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 참모진들에게 무더기 사면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진들이 모인 자리서 '집무실 주변 200피트(약 60m) 이내에 들어온 사람은 누구든 사면해 주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며 "그는 최근 1년 동안 사석에서 이런 약속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비슷한 농담을 했다며 당시에는 사면 범위를 "10피트(약 3m)로 더 좁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일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 말에 기자회견을 열어 대규모 사면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에 대비해 일종의 정치적 방패를 세우는 걸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백악관 참모들이 각종 '사법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고 자신이 이것을 막아주겠다는 뜻 아니냐는 관측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WSJ은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사면권은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기 임기 시작 이후 지금까지 1800명 이상에 대한 사면 및 감형을 단행했다. 이는 집권 1기 때인 250건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에도 참모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했으나 이를 실행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후회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2기 취임 첫날 2021년 1월6일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에 가담했던 1500명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면을 발표했다. 당시 사면 대상에는 폭동 당시 법 집행관을 폭행하거나 저항한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받은 이들이 포함됐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사면권 남용은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만든 전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수사를 우려해 아들 헌터 바이든과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보건원장 등에 대한 '선제적 사면'을 단행했다.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홍보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라로 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면권의 한계를 시험하며 문을 살짝 열어준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그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고 해도 우리는 그를 비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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