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로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에 빠진 가운데 양측의 합의가 체결 직전 미국의 입장 변화로 무산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X을 통해 "47년 만에 열린 미국과의 최고위급 협상에서 이란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선의로 임했다. 하지만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우리는 (미국의) 극단주의적 태도, 말 바꾸기, 봉쇄에 부딪쳤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을 향해 "아무런 교훈도 배우지 못했다"며 "선의는 선의를 낳고 적대는 적대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이 밤샘 마라톤협상을 통해 종전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미국의 말 바꾸기에 협상이 결렬됐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12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21시간의 협상을 벌였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등 핵 개발,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란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도 "한 번의 회담으로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미국은 이란에 '핵 개발 포기'라는 단순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이미 최종 제안을 전달했다며 이란의 수용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벌어진 주말에 골프를 치고 UFC(종합격투기) 경기를 관람했다. 그는 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협상은 타결이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 합의가 되는지는 상관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이긴 것"이라며 협상 결과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며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국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0시(한국시간 13일 밤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