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역봉쇄·교황 비난… 도 넘은 트럼프? 선 긋는 동맹국

조한송 기자
2026.04.15 04:04

영국 총리, 기뢰제거 파견 등 봉쇄작전 참여 적극부인
英·佛 해협개방 별도협상… 호주·스페인도 잇단 비판
친트럼프 이탈리아총리까지 교황관련발언 "용납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쟁 과정에서 동맹국들의 인심을 더 잃었다. 트럼프행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을 오가는 선박의 통항을 봉쇄한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등은 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친트럼프 인사인 이탈리아 총리도 트럼프가 교황을 비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3일(현지시간) BBC와 인터뷰에서 "어떠한 압박이 있더라도 이란전쟁에 끌려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는 명확한 법적 근거 등이 없는 한 "어떤 압박이 있든"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호르무즈해협 봉쇄작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 주말 미국이 이란과 협상을 성과 없이 끝낸 뒤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겠다고 밝히자 나온 발언이다. 미국의 해협통제 시작(한국시간 13일 밤 11시) 이전인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나토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았지만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국가가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영국 등이 기뢰제거함을 파견할 것이라고 했는데 스타머 총리가 이를 반박한 셈이다.

동맹국들의 선 긋기는 이어졌다. 13일 앤서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도 채널나인과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은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를(봉쇄) 진행했으며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스페인의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장관 역시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해협봉쇄는 "말도 안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으며, 반드시 그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면서 "오늘 아침 적절한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는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다자간 협의를 추진 중이라고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X에 "다국적 평화임무에 기여할 의사가 있는 국가를 초청할 것"이라며 "이 방어적인 임무는 전쟁 당사자들(미국, 이스라엘, 이란)과 별개로 운영될 것이고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즉시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국제법상 어떤 국가도 국제해협을 통과하는 무해통항권이나 항행의 자유를 금지할 권리가 없다"며 사실상 미국과 이란을 나란히 비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교황이 평화를 촉구하고 모든 형태의 전쟁을 규탄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에게 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친트럼프 성향 인사의 비판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쟁에 비판적인 레오 14세를 비난했고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AI(인공지능) 사진도 별도로 올렸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반나절 만에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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