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넘보던 사우디, LIV 골프 발빼나…"선수들 계약금도 못받아"

김종훈 기자
2026.04.18 05:30

사우디 국부펀드, LIV 흥행 실패·전쟁 등 자금부담…투자금 조정 불가피할 듯

16일(현지시간) 골프 리그 LIV 멕시코 투어 현장 사진./로이터=뉴스1

새로운 골프 리그 LIV를 창설하고 미국프로골프(PGA) 합병까지 노리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LIV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PIF는 리그 흥행 실패와 연이은 중동 갈등 때문에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IF 자금 지원이 끊기면 LIV는 해체가 불가피하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LIV 측은 이번주 리그 소속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계약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 LIV는 리그 흥행을 목적으로 PGA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제안했고 브라이슨 디샘보와 욘 람, 캐머런 스미스 등 선수들이 LIV에 합류했다. 보상 액수가 워낙 커 LIV 측은 선수들에게 보상을 분기별로 나눠 지급하고 있었다.

2022년 LIV 출범 때부터 LIV와 함께한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WSJ 인터뷰에서 "(PIF 자금 지원 중단설에 대해) 아무 것도 들은 게 없다. 이런 소문은 늘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다른 LIV 소속 선수들도 일단은 평소처럼 연습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LIV 투자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사우디 투자자들이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면 수많은 정상급 선수들이 일시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상당수가 PGA로 복귀하기 위해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2022년 1억달러(1479억원) 보상을 약속받고 PGA를 탈퇴한 브룩스 켑카는 상당한 벌칙을 감수하고 지난해 PGA로 복귀했다. 500만 달러(73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5년 간 보너스 지급과 PGA 영리법인 지분 분배에서 배제되는 조건이었다. 가디언은 켑카가 이로 인해 선수생활 동안 입게 될 재정적 손실이 5000만달러(739억원)에서 최대 8500만달러(125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PIF가 2022년 출범한 LIV에 쏟아부은 자금은 50억달러(7조3900억원) 이상으로, 올해 말까지 60억달러(8조87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골프 리그 주요 수익원은 TV 중계권과 광고 계약인데, 여러 매체와 중계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계약 조건이 불리한 탓에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간 거액 손실이 지속되자 리그 내부에서 PIF 자금 지원이 축소되거나 아예 중단돼 LIV가 폐쇄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PIF가 새로운 지출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LIV 자금 지원이 조정될 수 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IF는 사우디를 문화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 10년 간 골프와 포뮬러원(F1), 축구 등 여러 스포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야시르 알 루마얀 PIF 총재는 이란 전쟁 전부터 투자 지출 조정을 계획했다면서도 "물론 전쟁은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도록 더 큰 압력을 가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스콧 오닐 LIV CEO(최고경영자)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시즌은 계획대로 중단 없이 전력을 다해 진행될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오닐 CEO는 "언론에서 추측성 보도를 난무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우리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올해 시즌으로 향한 것"이라고 했다. FT는 "오닐 CEO는 PIF가 LIV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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