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위층 "호르무즈 양보 없어, 통제법 곧 시행"…대미 강경모드

정혜인 기자
2026.04.20 13:46

[미국-이란 전쟁]
IRGC 출신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BBC 인터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양도할 수 없는 권리"
"걸프국, 중동 자산 미국에 팔아넘긴 해적"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사진=페이스북

이란 고위층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나왔다. 에브라힘 아지지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이 BBC에 이같이 밝혔다. 아지지 위원장이 이란 고위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갈등 해소엔 난항이 예상된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출신인 아지지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진행된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포기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절대"(Never)라며 "그것(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우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답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적에 맞서기 위한 이란의 자산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이란은 선박의 해협 통행 허가를 포함한 통행권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관련 조치가 곧 법제화될 것이다. 환경, 해상 안전, 국가 안보를 포함하는 헌법 제110조에 근거한 법안을 상정 중이고, 군이 이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욕설이 섞인 경고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의 협박(blackmail)에 맞서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것뿐"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란이 미국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2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산담주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 세계 최대의 해적…내부 분열 없다"

BBC는 "아지지 위원장이 강경파가 장악한 이란 의회의 핵심 인물이자 이란의 고위 의사결정권자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단순 협상 카드가 아닌 미국을 겨냥한 장기적 억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테헤란대 소속 연구자인 모함마드 에슬라미는 BBC에 "전쟁 이후 이란의 최우선 순위는 억제력을 회복하는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주요 전략적 지렛대 중 하나"라며 "이란은 다른 국가들이 이란의 새로운 해협 체계에서 어떻게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논의할 용의가 있지만, 통제권은 '타협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주변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이란의 이런 태도에 반발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최근 BBC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적대적인 해적 행위"로 규정하며 이란이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다른 전략적 수로에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지지 위원장은 앞서 이란의 드론(무인기) 및 미사일 공격 대상이 됐던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언급하며 "그들이야말로 우리 지역을 미국인들에게 팔아넘긴 해적들"이라고 반박하며 미국을 "세계 최대의 해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 고위층 내부 분열 조짐 관측에 선을 그으며 "국가 안보에 있어서 온건파나 강경파의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군 고위 관계자가 국영방송을 통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에 반발하면서 이란 군부와 정치권 사이 의견 불일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란은 지난 17일 미국과의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뒤인 18일 해협 재봉쇄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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