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위반"vs미국 "자국군 보호", '종전안' 하루만에 호르무즈 충돌

정혜인 기자
2026.05.08 07:39

[미국-이란 전쟁] (종합)
이란 "美 '유조선·선박' 공격 대응, 해군 구축함 타격"…
미군 "이란 이유 없이 공격, 미군 시설 피해 없어"…
미 고위 관리 "군사작전 재개·휴전 종료 아니다"

4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인근 해협에 정박 중인 상선들 /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이란군이 미국의 '휴전 위반'을 주장했다. 미군은 자국군 보호를 위한 대응이었다고 반박했다.

7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군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진입 중이던 이란 유조선과 다른 선박을 공격했으며 이는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이란은 모든 공격에 주저함 없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과 차바하르항 인근에서 미군 함정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미국 매체들은 이날 각각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자국군이 상대방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란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유조선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군이 미군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적군(미군) 부대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보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해군이 미국 구축함 3척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이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습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경 프레스 TV는 이란군 발표를 인용해 "미국이 일부 지역 국가들과 협력해 민간 지역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이날 밤 2차례의 큰 폭발음이 들렸고 이후 수도 테헤란 서부 지역의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 구축함 2척이 이란의 포격을 피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걸프 해역으로 진입했다고 미 CBS 뉴스가 4일 밤(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USS 메이슨호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 USS 트럭스턴호의 지난 2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군은 자위 차원서 이란군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날 해군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이란군은 USS 트럭스턴, USS 라파엘페랄타, USS 메이슨이 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다수의 미사일, 드론 등을 발사했다"며 "이에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 공격에 책임이 있는 미사일과 드론 기지 등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자위적 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란은 미 해군 구축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을 감행했다"고 지적하며 확전을 원하지는 않지만 미군 보호를 위한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란의 주장과 달리 미군 시설의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 고위 관리는 폭스뉴스에 "이번 공격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나 지난달 7일 발표된 휴전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충돌은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기대를 키우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종전에 우선 합의하고 이후 30일간 이란 핵 문제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데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아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단계적으로 재개방하는 대가로 미국이 해상봉쇄를 완화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앞으로 몇 시간 안에 해협에 갇힌 선박들에 관한 상황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양측의 다시 충돌하는 정황이 포착된 만큼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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