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인플레)가 AI 랠리 멈춰세우나…전쟁 고유가에 밤새 흔들린 미국

정혜인 기자, 윤세미 기자
2026.05.13 15:36

4월 미국 CPI 전년비 3.8% 상승, 3년 만 최고…
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 전체 물가 상승 촉발…
페드워치 연말 금리인상 확률 30%대로 올라…
5년물 기대 인플레이션, 2022년 이후 최고치

/AFPBBNews=뉴스1

미국·이란 전쟁발(發) 고유가 충격이 결국 미국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며 월가를 뒤흔들고 있다. AI(인공지능) 낙관론을 앞세워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던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다시 짓눌린 거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랐다. 월간 상승률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연간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3.7%)를 0.1%포인트 웃돌며 2023년 5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핵심 요인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BLS에 따르면 4월 미국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8%(젼년비 17.9%) 오르며 전체 CPI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5.4%, 전년 대비 28.4% 올랐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3.4% 뛴 배럴당 107.77달러를, 뉴욕상품거래소의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2% 뛴 102.81달러를 기록했다.

그간 뉴욕증시는 중동 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해 왔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기술주가 폭등하며 에너지 충격과 지정학 리스크를 상당 부분 상쇄했기 때문. 하지만 4월 CPI 발표에 월가 내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했다.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자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돼 증시를 압박할 거란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16%, 0.71% 하락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흐름이 멈췄다.

13일 기준 올해 12월 기준금리 전망/사진=CME페드워치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CPI 발표 이후 연준의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크게 반영하고 있다. CPI 발표 직후 시장이 반영한 연말 연준 금리인상(0.25%포인트) 확률은 25%대에서 30%로 늘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5~3.75%다. 잭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츠 전략가는 "그간 주식 시장이 인플레이션 경고음을 무시해 왔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시장도 조만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반 미국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BEI)에 주목하며 시장 변동성을 경고했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5년물 BEI는 2.69%로 2022년 10월 이후, 10년물 BEI는 2.47%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BEI는 투자자들이 향후 물가 전망을 가늠할 때 사용하는 지표로, BEI가 오르면 채권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이는 결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고, 증시에도 부담이 된다. 얀 네브루지 TD증권 전략가는 "10년물 BEI가 2.6% 수준까지 오르면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4월 미국의) 전체 물가 지표는 높았지만, 항공료 같은 일부 품목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