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난' 속 칸 영화제에 전용기만 700대… "보여주기식 친환경" 비판

차유채 기자
2026.05.15 14:13
글로벌 연료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를 찾은 유명 인사들의 전용기 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칸 영화제 기간 운항한 전용기는 700대가 넘었고, 이 과정에서 약 200만ℓ의 연료가 소모됐다. 사진은 칸 국제 영화제 전경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뉴스1

글로벌 연료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를 찾은 유명 인사들의 전용기 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칸 영화제 기간 운항한 전용기는 700대가 넘었고, 이 과정에서 약 200만ℓ의 연료가 소모됐다. 이는 승용차가 지구를 약 750바퀴 돌 때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연료 부족이 식량난과 기근, 재난 구호 차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5월에만 전 세계 항공편 1만3000편 이상이 취소되며 항공 대란이 현실화했지만, 일부 부유층 전용기 이용은 계속돼 비판이 커졌었다.

이에 전직 조종사들과 백만장자 단체는 올해 영화제 참석자들에게 전용기 대신 일반 항공편이나 기차 이용을 촉구했다. 전직 전용기 조종사 케이티 톰슨은 "기후 위기와 연료난 속에서 전용기를 고집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식량 생산과 구호 활동에 필요한 연료를 사치에 낭비할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느슨한 세제 혜택도 비판 대상이 됐다. 현재 EU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는 전용기 3분의 2와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탄소세를 면제하고 있어 일반 시민만 비용 부담을 떠안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진보 단체 '애국 백만장자 협회'(Patriotic Millionaires UK)의 줄리아 데이비스는 "전용기는 극소수 부유층만 누리는 사치재인데도 연료세와 탄소세를 피하고 있다"며 "필수 의료·공공 서비스용 연료 확보를 위해서라도 전용기 운항 제한과 과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칸 영화제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식사 메뉴에서 소고기를 제외하고 플라스틱 물병 대신 음수대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전용기와 헬리콥터 이용은 이어져 '보여주기식 친환경'이라는 비판받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