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망자 수가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지 주민들의 치료 시설 방화로 감염 의심 환자 18명이 탈주하는 사태가 또 발생해 감염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콩고 정부는 이날 에볼라 집단 발병 사태에서 감염 의심 환자는 867명이고, 이 가운데 20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는 발표한 민주콩고 에볼라 의심 사례는 750건으로, 이 중 사망자는 177명이었다. 하루 사이 감염 의심 환자가 110명 이상 늘고, 사망자가 27명 증가한 셈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21일이며 감염 시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을 보이다가 구토·설사·출혈로 이어진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사율을 25~40% 정도로 추정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치료제·백신이 없는 분디부교(Bundibugyo) 변종에 의한 감염으로 우려가 크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번 감염 사태가 지난 15일 처음 확인된 민주콩고와 우간다에 이어 앙골라,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르완다, 남수단, 탄자니아, 잠비아 등 10개국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우간다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감염 사례가 확인돼 전체 감염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우간다의 에볼라 사망자는 1명이다. 보건부는 "우간다인 운전기사, 우간다인 의료 종사자, 민주콩고 출신의 여성 등 3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장 카세야 수장은 "이 지역 주민들의 잦은 이동과 불안정한 치안이 질병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WHO도 앞서 분쟁이 잦은 민주콩고의 열악한 환경으로 초기 감염 확인 및 확산 방지에 어려움이 있었고, 이것이 감염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콩고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무장 단체가 얽힌 분쟁에 시달렸고, 정부 공공 서비스는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 AFP는 "민주콩고 남키부주는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 M23에 통제되고 있는 이들은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 유행을 관리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이번 감염 사태로 인한 민주콩고의 혼란은 더 거세지고 있다. 전날 밤 민주콩고 몽그발루 지역 주민들이 국제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던 에볼라 의심 및 확진 환자용 텐트에 불을 질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대피 과정에서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 18명이 도주해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르왐파라 지역의 치료센터에서도 주민들의 방화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들은 에볼라 의심 사망자의 시신 인도를 거부한 보건당국에 반발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