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정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29일(현지시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토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두 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회의실을 떠났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고 자신이 정한 '레드라인'(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을 충족하는 협상만 할 것"이라며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고농축 우라늄 400kg 인도 △핵 프로그램 완전 포기 등 세 가지를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프로그램 완전히 포기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는데 이란은 두 가지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이란 측 고위 관계자는 알자지라에 "정해진 도덕적 기준이 없고 변덕스러우며 요구 사항을 끊임없이 바꾸는 팀이 상대라면 최종 결정이라는 것은 도출될 수가 없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 프로그램에 대해 양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과 미국 간 메시지 교환은 계속되고 있으나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협상은) 전쟁 종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핵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양측이 합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이란의 우라늄과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등 여러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양상이 반복됐다"고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이란 전문가 스콧 율링거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란 지도부가 국제사회를 향해 내는 메시지와 자국민에 내는 메시지는 전혀 다르다"며 "이란 지도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했다.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엑스 게시글에서 "우리는 대화가 아니라 미사일을 통해 양보를 얻어낸다"며 "말뿐인 약속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협상 테이블 밖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재개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이란에 군수품을 보급한다는 혐의로 이란 출신자 8명과 관계법인 5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같은날 베선트 재무장관은 현재까지 미국이 압류한 이란 소유 가상자산이 1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들(압류 대상자들) 일부는 우리가 (가상자산이 보관된) 지갑을 낚아챘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은 협상 좌초보다 협상 타결 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 합의가 임박한 상황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이란 사이를 중재 중인 파키스탄의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파키스탄이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진심 어린 노력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