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트럼프 케네디 센터 이름에서 '트럼프' 빼라"

김종훈 기자
2026.05.30 10:33

연방법원 판사 "케네디 센터 이름은 의회가 부여, 의회만이 변경 가능"

미국 워싱턴DC의 국립 문화공연장 케네디 센터의 명칭이 지난해 12월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변경된 직후 촬영된 현장 사진.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의 국립 문화공연장 '케네디 센터' 이름을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변경한 것은 잘못이라며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는 미 법원 판결이 나왔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케네디 센터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적힌 모든 간판을 철거하고 공식 자료에서도 트럼프 케네디 센터에 대한 내용을 14일 이내에 삭제하라고 29일(현지시간) 판결했다.

쿠퍼 판사는 "케네디 센터의 설립 정관을 보면 센터의 이름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명백하다"며 "케네디 센터에 이름을 부여한 것은 의회이므로 의회만이 이름을 변경할 수 있고,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쿠퍼 판사는 케네디 센터 보수 공사를 위해 센터를 일시 폐쇄한다는 트럼프 행정부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쿠퍼 판사는 "노후화된 건물에 필요한 보수공사는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센터는 1958년 입법된 국립문화원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원래 이름은 법 이름처럼 국립문화원이었으나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이듬해 케네디 센터로 이름이 변경됐다. 케네디 센터는 1971년 개관 이후 공연계 명소로 자리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집권 직후 센터 자신을 케네디 센터 이사장으로 임명하고 이사진을 물갈이했다. 그해 12월 케네디 센터 이사회는 센터 이름을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변경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워싱턴DC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새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케네디 센터 이사를 겸임하고 있던 조이스 비티 민주당 하원의원이 법원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후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던 케네디 센터를 성공 사례로 탈바꿈시키려 했으나 쿠퍼 판사와 좌파들은 케네디 센터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처럼 법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대통령은 없었다"며 "케네디 센터를 의회로 넘겨 의회가 처리를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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