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했지만 더 오른다?" 메모리·CPU에 올인…엔비디아는 외면[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6.06.01 18:05

[서학개미 탑픽]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3주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가운데 반도체주에 올인하고 있다.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중 8개가 반도체 업종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AI(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21~27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1억8183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직전주 9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매도 우위에서 매수 우위로 전환한 것이다.

이 4거래일 동안(5월25일은 메모리얼 데이 휴장) S&P500지수는 1.2%, 나스닥지수는 1.5% 올랐다. 이후 28~29일 이틀간 S&P500지수는 0.8%, 나스닥지수는 1.1% 추가 상승했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미국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랠리를 계속했던 지난 5월21~27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메모리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였다. 마이크론은 3억7202만달러의 압도적인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주(5월26~29일)에만 29.3% 급등했다. 지난 5월 한달간 상승률은 87.8%에 이른다. 그럼에도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0.2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는 올들어 240% 폭등했다.

주가가 이처럼 많이 올랐음에도 마이크론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마이크론 불 2배 ETF(MUU)조차 9926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이 메모리 반도체산업 전반을 낙관하면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75%를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3대 메모리회사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 역시 7479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아직 상장되기 전인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테마 스페이스 이노베이터스 ETF(NASA)였다. 서학개미들은 이 ETF를 직전주 6379만달러에 이어 1억7399만달러 순매수하며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올려 놓았다.

5월21~27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NASA는 스페이스X 외에 우주 발사기업인 로켓 랩과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되는 우주 기반의 셀룰러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기업인 AST 스페이스모바일 등 우주 개발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중에서 이 NASA와 나스닥100지수를 그대로 따라 투자하는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QQQM)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종목이 모두 반도체기업이란 점이다. QQQM은 6325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반도체기업은 지난 5월27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었던 마블 테크놀로지다. 호실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블은 긍정적인 실적을 내놓고도 28~29일 주가가 3.2% 오르는데 그쳤다.

서학개미들은 마블에 이어 30개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를 1억2499만달러 순매수했다. SOXX는 ICE 반도체지수를 그대로 추종한다.

반면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는 가장 많은 2억853만달러를 순매도했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 하락시 3배의 손실을 입는 만큼 단기 매매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AI 추론이 급증하면서 급성장이 기대되는 CPU(중앙처리장치) 칩시장을 겨냥해 암 홀딩스와 인텔, AMD도 순매수했다.

암은 반도체 설계만 라이선스하고 직접 판매는 하지 않았으나 지난 3월에 AI 데이터센터용 칩인 암 AGI CPU를 공개하면서 칩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암은 1억1378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암 주가는 지난주 15.3% 올랐다. 올들어 233% 급등하며 상승 탄력이 계속되고 있다.

인텔은 직전주에 6110만달러 순매도됐으나 바로 7670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인텔은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다 지난 5월11일 고점을 찍고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텔 주가는 지난주 4.3% 하락했고 5월 한달간은 15.1%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들어 수익률은 여전히 210%가 넘는다.

AMD는 679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AMD는 CPU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AI 칩으로 불리는 GPU(그래픽 처리장치) 가속기 분야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AMD 주가는 지난주 10.4% 올랐고 올들어 140% 넘게 상승했다.

5월21~27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21~27일 사이에 SOXL에 이어 테슬라를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테슬라는 2억469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5주째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도 8667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5일 연속 9.0% 오르자 큰 폭의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주가가 445달러에 막혀 지금과 같은 불장에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400달러 위에서 꾸준하게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3.1% 하락했다.

한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직전주 5441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던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배 ETF(KORU)가 차익 실현으로 1억6368만달러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KORU는 MSCI 코리아 20/5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른다.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산업에 투자한다는 소식에 지난주 주가가 13.2% 오른 아이온큐는 차익 매도가 계속되며 1억5991만달러 순매도됐다. 아이온큐 주가는 올들어 60.6% 올랐는데 서학개미들은 추가 상승 여력에 회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온큐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겟 2배 롱 아이온큐 ETF(IONX) 역시 795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올들어 AI가 소프트웨어 업종의 수익모델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로 매도 우위가 지속되며 1억5343만달러 순매도됐다.

하지만 지난 5월27일 장 마감 후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소프트웨어 업종이 되살아난 가운데 지난 28~29일 이틀간 주가가 18.1% 급등했다. 그럼에도 올들어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11.9%다.

샌디스크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트레이더 2배 롱 샌디스크 데일리 ETF(SNXX)도 1억4545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샌디스크는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으로 올들어 주가가 614% 폭등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주에도 14.6% 올랐다.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반도체 중에서도 메모리와 CPU 관련 기업에 쏠리면서 GPU 가속기가 주력인 엔비디아는 1억1366만달러 순매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주 2.0% 하락했다. 올들어 수익률도 13.2%에 그친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아마존을 7843만달러 순매도했다. 아마존은 지난주 주가가 1.6%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17.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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