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첫 삽을 뜬지 144년 만에 건물 핵심부인 중앙탑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완공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설계자 안토니오 가우디 타계 100주기를 맞은 올해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이 탑의 축성식을 집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 레오 14세는 10일 스페인 몬세라트 수도원을 방문한 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저녁 미사와 함께 축성식을 주재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바르셀로나가 자리한 카탈루냐의 살바도르 이야 자치정부 수반 등 교계와 정부 고위인사, 시민을 포함해 약 8000명이 성당 내외부 행사장에 참석했다. 성당 주변으로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세계적 명소인 이 성당과 축성식을 지켜봤다.
성당은 1882년 착공해 144년째 공사 중이다.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는 성당 착공 이듬해인 1883년 31세에 설계 책임자가 됐다. 1926년 6월 노면전차에 치여 숨질 때까지 43년간 공사에 매달렸다. 가우디 사후 10년 뒤인 1936년 가우디의 작업실이 불에 타는 등 공사에 차질을 빚었으나 연구자들이 설계안과 축소모형을 구현해냈다. 후대 건축팀은 AI(인공지능)도 설계에 활용했다.
성당은 우여곡절 끝에 현재 3개의 파사드와 18개의 탑을 갖췄다. 마침내 십자가를 설치한 중앙탑 최종 높이는 약 172.5m다. 독일의 쾰른 대성당(157m)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다. 가우디는 탑 높이를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약 173m)보다 낮게 잡았다. 피조물인 인간의 건축물이 창조주의 자연을 능가해선 안된다는 의도였다.
5층 건물 높이에 무게 약 100톤의 십자가를 설치하는 데만 몇 개월이 소요됐다. 이로써 성당 외부 건축은 마쳤지만 성당 내부는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또 외부 대형계단 설치 등 지역사회와 마찰을 빚는 사안도 있어 최종 준공은 2034년쯤으로 예상된다.
한편 레오 14세가 이곳을 찾는 일정은 역대 세 번째 교황 방문이다. 바티칸이 가우디를 시성(성인 인정) 단계 중 하나인 '가경자'로 선포한 지 1년 만이다. 가경자 이후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 '성인'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 성당은 100년 넘는 건축기간과 가우디의 명성 등에 힘입어 세계적 성지이자 관광지가 됐다. 2010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이 성당을 축성하고 준대성전으로 봉한 후 연간 방문객은 약 300만명에서 지난해 약 500만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