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고 해도 앞으로 이어질 60일간의 본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란 비핵화와 동결 자산 해제 같은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은 채 향후 협상으로 넘어가면서다.
블룸버그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OU에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이 기간 양국이 이란의 비핵화와 미국의 경제적 보상 방안을 협상한다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MOU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면서도 향후 협상에서 핵과 제재, 안보 현안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약속을 이행할 때마다 단계적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우선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화한 뒤 이란이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때마다 동결자산 해제나 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란이 약속을 어긴 뒤 보상만 챙기는 상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러나 반대로 단계마다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도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향후 협상에서 제한적인 우라늄 농축 중단과 일부 고농축 우라늄 반출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첨단 원심분리기를 포함한 핵 인프라는 그대로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 역시 미국은 MOU 서명 직후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길 기대하지만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로부터 요금을 부과할 권리를 원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MOU에는 일부 모호한 부분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실제로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베카 와서 국방 담당 책임자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미루고 조건부 합의를 하는 것은 미국과 이란을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몰아넣을 뿐"이라며 "명목상의 약속일 뿐이며 반복적으로 위반 논란이 발생하고 무력 충돌로 번질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NYT는 또 이란이 전쟁으로 지도부 세대교체를 겪으면서 더 강경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란을 수십 년간 이끌며 핵무기 제조 금지령을 내리고 전면전을 피해왔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한 뒤 후 권력의 공백을 메운 건 더 젊고 호전적인 군부 세력이란 설명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책임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더 큰 압박으로 달성할 수는 없다"며 "이란은 최악의 상황이 이미 지나갔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의 목표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유지하고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보존하며 지난 2월 공격 당시 무너졌던 억지력을 회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잔 말로니는 향후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애매한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는 이란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