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갈등 속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극적으로 참가한 이란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낸 데 이어 자국 내 참사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성과도 거뒀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과 뉴질랜드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G조 1차전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기장 관중석에서는 이란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들이 'MINAB 168'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올렸다.
이는 지난 3월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가 공격을 받아 학생과 교직원 등 168명 이상이 숨진 사건을 의미하는 문구다. 이란은 당시 공격에 미군이 사용해 온 무기가 동원됐다며 미국의 직접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은 초기에는 자국의 오폭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이후 관련 정황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공식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란 대표팀 역시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멕시코에 입국했을 당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168'이 적힌 배지를 착용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플래카드는 전반 종료 직전 경기장 관계자들에 의해 압수됐다. 플래카드를 들었던 팬들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관계자들이 배너를 가져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란 혁명 이전 국기가 그려진 깃발들도 경기장 내에서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FIFA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나 배너의 경기장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이날 뉴질랜드와 2-2로 비긴 데 이어 오는 22일 벨기에, 27일 이집트와 차례로 맞붙는다. 비자 문제로 인해 조별리그 기간 경기 때마다 미국으로 이동한 뒤 멕시코 베이스캠프로 복귀해야 하는 강행군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