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초기 투자자'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 주요 기술 대기업에 AI(인공지능) 모델을 판매하며 현지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자국 기업의 중국산 AI 기술 사용은 물론 중국 기업의 미국 AI 기술 활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MS와 미 정부간 마찰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경쟁 심화에도 MS는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AI 모델을 판매하며 중국 사업 확장에 나섰다"며 "앤트그룹, 메이투안,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기술 대기업)가 MS의 주요 고객"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언급된 중국 기술 기업들은 MS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 모델을 구매하는 주요 고객"이라며 "특히 틱톡 모기업이자 중국 AI 챗봇 시장의 선두 주자인 바이트댄스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5244억원) 이상을 MS에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MS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MS는 중국 현지의 혁신 동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고객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국 내 입지를 유지하는 게 유용하다고 판단했다"며 MS의 중국 사업 확장 배경을 설명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앞서 미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매출이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1.5%에 불과하다며 회사의 중국 사업 부문이 다른 사업과 비교해 작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MS의 중국 AI 사업 확장 행보는 AI, 반도체 등 미국과 중국 간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미국 기술 업계와 정치권은 중국의 AI 산업 육성을 미국 AI 산업에 대한 잠재적 실존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은 지식재산권 도용이나 악의적 활용 가능성을 우려해 자사 AI 모델을 중국에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MS는 이런 우려에도 중국 빅테크를 주요 고객사로 두며 현지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MS는 중국의 AI 산업 육성에 대한 미국 내 우려에도 중국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며 "MS 고위 경영진은 미국 내 이런 우려를 공유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부 회의에서 회사의 중국 AI 사업 급성장을 크게 자랑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MS 상업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저드슨 알소프는 내부 회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솔루션들이 미국 서부 해안과 중국 동부 해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 두 곳을 연결하는 유일한 기업이 MS"라며 중국에서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의 AI 매출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소프는 지난해 10월 MS 상업 부문 CEO(최고경영자)로 임명됐다.
블룸버그는 "MS는 오픈AI와의 독특한 파트너십 덕분에 챗GPT와 같은 AI 모델을 중국에서 판매하는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며 "MS는 앤트로픽 등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다양한 종류의 AI 모델을 중국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오픈AI는 그간 MS에 '중국 기업들이 자사 모델을 모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불만을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며 "다만 오픈AI가 MS에 어떤 정책 변화를 요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편 MS는 기업용 AI에 중국 딥시크의 최신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미국 행정부와의 마찰 우려를 키운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전날 MS가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용 AI인 '코파일럿 코워크'에 중국 대표 AI 모델 딥시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파일럿 코워크는 현재 앤트로픽과 오픈AI의 AI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