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센트 홀딩스가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마블러스 등 일본 게임 개발사 보유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산업 침체 속 AI(인공지능) 경쟁 심화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마블러스를 포함해 일본 게임사들에 대한 지분 투자 철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텐센트는 현재 보유한 일본 게임사에 대한 지분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며 "일부 지분은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매각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소식통은 "텐센트의 투자 철수를 결정하는 기준 중 하나는 당초 기대했던 투자 효과가 사라진 기업"이라며 "마블러스가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텐센트는 2020년 5월 7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800억원) 투자해 마블러스 지분 20%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중국 당국의 게임 규제 강화를 피하고자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으로 일본 게임사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던 때다. 일본은 콘솔 게임과 유명 IP(지식재산권)가 풍부한 시장으로, 텐센트는 비교적 저평가된 일본 콘텐츠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지분 매각 검토는 게임 산업 침체 장기화와 텐센트가 AI 후발주자로서 중국 내 다른 빅테크와의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텐센트는 게임 산업 침체 장기화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동시에 알리바바그룹과 바이트댄스 등과 같은 경쟁사들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AI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이에 따라 기존 투자 자산 가치를 면밀히 검토해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 새로운 투자를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텐센트 경쟁사인 중국 넷이즈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도 게임 사업 축소에 나섰다. 넷이즈는 지난해 비디오 게임 스튜디오를 분사하거나 폐쇄했다. 당시 딩레이 CEO(최고경영자)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창출하지 못할 것 같은 사업을 대거 정리했다. MS도 그간 지원해 온 일부 게임 스튜디오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년 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달러로 인수하는 등 게임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