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030년까지 원전 10기 건설…'24조원' 저리대출

백소희 기자
2026.06.24 10:34

인허가 기간 동안 장비 구매...공사기간 절감

2024년 8월 13일 미국 조지아주 웨인즈버러에 있는 보그 틀 원자력 발전소 의 냉각탑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30년까지 원자로 10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원자력 기업에 175억달러(약 24조원) 대출을 저리로 제공한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주력 원자로 모델인 'AP1000'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약 175억달러 규모의 저리 대출을 제공공키로 했다. 설계·건설을 맡은 웨스팅하우스를 비롯해 발전소 운영사인 듀크 에너지, 도미니언 에너지, 퍼시픽콥 등도 대상이다.

이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원자로 10기 건설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 원자로 건설에 필요한 장비 구매 비용을 대출로 지원해서 프로젝트 안정성을 높이고 공사 기간을 절감하려는 복안이다. 에너지부는 앞으로도 원자로 2기당 한 건씩 총 5건의 저리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7개 기업이 융자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AP1000은 1기당 약 11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나 중소 도시 하나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원자로 증설은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아 왔다. 웨스팅하우스는 조지아주에서 2024년 AP1000 2기를 완공했으나 초기 예상 비용인 140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300억달러가 들었고, 가동 시기도 당초보다 7년 늦어졌다.

다른 주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데이터 센터 건설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자 원자로 2기를 증설하기로 했다. 비용이 90억달러를 넘어가면서 원자로 공급업체가 파산했고 계획이 무산됐다. 전력 공급업계에서는 원자로 구매 계약을 맺기 꺼려하는 분위기까지 퍼졌다.

에너지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건설 인허가 및 최종 투자 결정 기간 동안 장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AP1000 1기를 건설하는데 약 160개 품목이 필요하고 냉각수 펌프 등 특수 장비 제작에는 수년이 걸린다. 에너지부는 표준 설계와 고정 계약을 통해 한 프로젝트가 일정보다 지연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용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원자력 사업 부흥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는 승인 및 허가 취득에 수년이 걸리고 건설 기간도 10년 이상 소요된다. 아마존과 구글 등은 일찍이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로 생산될 전력에 구매 계약을 맺어 전력 확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향후 25년간 원자력 발전량을 네 배로 늘리기 위해 관련 규제를 철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대출이 "차세대 미국 원자력 발전의 부흥을 촉진"하려는 정책이라며 "대규모 원자로 건설 일정을 최대 3년까지 앞당겨 비용을 절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하고 야심 찬 에너지 증설 계획을 실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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