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잊어라--문화의 로컬화가 시작됐다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6.27 06:00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의 6월 11일자 '브리핑' 기사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현상을 지적합니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IT기술의 발달과 함께 미국 등의 보편적 대중문화 소비가 줄고 각 문화의 너무나도 '로컬'한 콘텐츠가 소비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SNS상에는 헐리우드가 생산하고 있는 수준의 어느 누구라도 좋아할만한 '얄팍한(thin)' 콘텐츠가 널려있습니다. 이런 콘텐츠가 너무 흔하다보니 이제는 이런 콘텐츠를 생산해서는 큰 수익을 거둘 수 없습니다. 헐리우드가 큰 돈을 들여 만드는 대작들이 '보편성'은 강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럴 바엔 비록 소수라도 열성적인 팬들이 작은 돈을 들여 만든 콘텐츠를 사주는 것이 수익면에서 좋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제는 너무 거창한 내용은 아니라도 좀 더 로컬하고 그래서 좀 더 '두터운(thick)'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글로벌 차원에서도 소비된다는 것입니다. 한때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로컬한 것이 글로벌한 것'이라는 슬로건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바야흐로 그런 시대가 예상도 못한 방식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젠 거창한 이야기 대신 테마는 좁지만 남들이 못하는 나만의 또는 우리만의 '오센틱'(authentic)한 것들이 어필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오센틱'의 어원은 저자(author)와 연결됩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 가져온 것이 아닌 내가 직접 보고 직접 생각해낸 것만이 어필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AI의 발달과 함께 이런 '두텁고' '오센틱'한 것을 찾는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생성AI 사용)

텐트를 챙기고 장화를 닦으며 궐련을 마는 등, 덴마크 동부에서는 6월 27일에 시작되는 쾌락주의적인 음악·문화 축제 로스킬레 페스티벌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라인업은 어느 때보다 다국적이다. 더 큐어(영국), 애디슨 레이(미국), 블랙핑크의 제니(한국)를 비롯해 호주의 포크 비치 트리오부터 탄자니아의 필리 필리 걸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하지만 페스티벌 참가자들의 개인 플레이리스트를 엿들어 보면 더 로컬한 음악을 듣게 될 것이다. 2025년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10곡 중 9곡은 덴마크 가수들이 덴마크어로 열창한 노래였다. 최고의 히트곡은 덴마크 가수 오마르와 뭄레의 '헬레 베옌'('끝까지')이었다.

글로벌 스타의 시대에, 국민 상당수가 영어에 능통한 600만 덴마크인들이 주로 자국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놀랍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꽤 최근까지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2019년 덴마크 인기곡 20곡 중 덴마크어 노래는 5곡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그 수치가 18곡으로 늘어났다.

이와 유사한 추세가 다른 국가들과 음악 외의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음악 차트는 점점 더 현지 음악이 장악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TV 스트리밍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현지 제작물 편성을 늘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프로그램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는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사람들은 주로 현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비디오 게임 역시 확장되면서 점점 더 각 현지 문화에 맞춰 제작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듣고 보고 즐기는, 획일적이고 글로벌한 단일 문화로 세계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로컬의 부흥은 다소 놀라운 일이다. 글로벌 시청자들은 여전히 수십억 명의 관중을 동원하는 남자 축구 월드컵과 같은 몇몇 스타와 행사들에 매료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례들은 예외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새로운 시장에 침투함에 따라 로컬 문화는 눈에 띄게 강한 저항력을 증명하고 있다. 전 세계 대중문화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은 약해지고 있다. 그리고 일부 경우에서는 신기술이 엔터테인먼트의 세계화를 예상 바깥으로 역행시키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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