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기념일인 미국 건국(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건국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잇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얼굴과 이름을 새긴 기념물이 제작되거나 각종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한 연설이 부각되면서다.
1일 외신을 종합하면 건국 250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와 서명을 새긴 기념 여권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직접 여권 이미지를 올리며 "'환영합니다, 그러나 똑바로 행동하세요'라고 적힌 미국의 새 여권"라고 썼다. 백악관도 SNS X에 '애국자 여권'이라는 문구와 함께 여권 이미지를 공개했다. 독립선언문을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먹을 쥔 채 서서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을 앞세운 여권은 건국 250주년 기념 행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국무부 전시관에서도 공개됐다. 국무부는 USA투데이에 "미국인들이 세계를 여행하며 자랑스럽게 휴대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미국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한정판 기념 여권"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여권은 오는 6일부터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워싱턴 여권국에서 신규로 신청하는 미국 시민권자에게 발급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여권뿐만 아니라 화폐에도 트럼프 대통령 얼굴을 새기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재무부가 트럼프 대통령 초상화를 새긴 250달러 지폐 발행을 추진했지만 연방법에 가로막힌 상태다. 연방법에선 살아있는 사람의 초상화를 지폐에 새길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공화당에선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독립기념일은 미국의 역사를 기념하는 날이지 왕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면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에 맞춰 '트럼프 계좌'를 내놓을 예정이다.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에게 1000달러(약 156만원)의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국가적 기념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강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당일인 4일 치러지는 대규모 행사를 아예 '트럼프 집회'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행사를 예고하며 "7월4일 아름답고 안전한 워싱턴DC에서 가장 화려한 트럼프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워싱턴DC에서 역대 최대 규모 불꽃놀이가 열린다.
뉴욕항에선 세계 각국 배들이 모여 범선 퍼레이드를 벌인다.
앞서 지난달 24일 '위대한 미국 박람회' 개막 집회도 사실상 '트럼프 집회'로 치러졌다. 당초 대규모 콘서트가 예정됐지만 가수들이 정치적 성격을 이유로 출연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경제 업적과 이란전쟁에서 거둔 성과를 강조했다. 이 때문에 국가적 기념 행사를 선거 유세식 정치 행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