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정출산 금지' 제동 걸리자…'외국인 임산부 입국 제한' 플랜B 논의

양성희 기자
2026.07.02 10: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 '외국인 임산부의 입국 금지'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대법원이 '출생 시민권'을 제한하려는 정부 계획에 제동을 걸자 일종의 플랜B를 모색하는 차원이다.

"입국 신중해야" 측근, 지지자들 제안

액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핵심 지지층 마가(MAGA) 지지자들이 임신한 외국 여성의 미국 입국을 막는 방안을 잇따라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反)이민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보수 매체 페더럴리스트를 세운 숀 데이비스 등이 이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전날 폭스뉴스에 "시민권이 없는 부모에게 태어난 아이들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사회안전망 혜택을 받기 때문에 미국은 일시적이더라도 누구를 입국시킬지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제안을 지지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미국에 불법 체류하거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출생 시민권'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 제도를 손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출산 관광'을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사진=AFP

대법원이 막자 의회 동원…법무부도 '출산 관광' 우선 수사

하지만 전날 대법원은 보수 우위 구도인데도 대법관 6대3 의견으로 '출생 시민권'을 금지한 행정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한 수정헌법 14조에 근거한 판단이다. 수정헌법 취지에 따라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이들에게 공동체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입법 등을 통해 출생 시민권을 제한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대법원이 출생시민권 제도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미국에 큰 불행"이라며 "의회는 출생 시민권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오늘 시작해야 한다"고 적었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 가치 보호에 전념하고 있으며 대법원 판결 이후 의회에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법무부도 '출산 관광'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법무부는 연방 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원정 출산 사건을 우선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미국 시민권을 노린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 여행 목적이나 기간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허위로 비자를 신청하는 행위가 많다고 봤다.

액시오스는 통계를 인용해 외국인 방문객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수가 연간 2만~2만6000명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는다.

다만 외국인 임산부 입국 금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미여성법률센터에서 연방 낙태정책을 담당하는 케이니 오코너 이사는 "누가 임신했고 임신 진행 과정이 어떤지에 대한 데이터가 연방 정부는 물론 주 정부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발상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을 확인하는 방법이 단순히 질문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일 수도 있다"며 "현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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