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주요 생필품 가격 인하 소식을 직접 알리며 다른 유통업체들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촉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후반 의회 장악 여부가 달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물가 문제' 우려를 지우고자 유통업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에서 가장 크고 훌륭하며 현명한 소매업체 중 하나인 월마트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위대한 미국의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고자 상품 가격을 대폭 인하할 것이라는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식료품, 가전제품, 의류,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미국 최대 종합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가격 조정은 실제 소비자 체감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마트는 다진 소고기 1파운드(약 454g) 가격을 거의 15% 인하할 예정이고, 다른 많은 제품의 가격도 내릴 것이다. 이는 똑똑하게 월마트에서 쇼핑하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엄청난 소식"이라고 전했다. 또 월마트를 "미국을 사랑하는 '진정한 애국 기업'"이라고 치켜세우며 "대담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다진 소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고물가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해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행정부는 조 바이든이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로 무능하게 올려놓은 물가를 낮추고 있다"며 "바이든의 물가 폭등은 남부 국경 문제, 엉망진창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철군, 그리고 수많은 다른 실패들과 함께 완전한 재앙이었다"고 맹비판했다.
이어 "내가 약속했던 것처럼 유가는 아주 '빠르게' 폭락하고 있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며 "내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있는 달걀 가격과 처방 의약품 가격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고물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유의 화법으로 유통업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이를 자신의 '물가안정' 성과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미국 가정의 '물가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실질 임금 감소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공화당의 의회 장악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짚었다. CNN은 "월마트의 여름철 가격 인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미국 식료품점들은 제철 농산물, 즉 소비자들이 뒷마당 바비큐를 준비하며 많이 찾는 품목들의 가격을 자주 인하한다"며 월마트의 이번 인하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월마트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의 비용 절감을 위해 가격을 인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식료품, 생활필수품, 아웃도어용품, 장난감, 의류 등 다양한 품목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며 옥수수, 소고기, 스낵, 음료 등 가격 인하 품목을 공개했다. 단 성명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의 요청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