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IFA 회장에 직접 전화해 발로건 선수 징계 재검토 요청"…
발로건, 트럼프가 반대하는 '출생시민권' 제도 수혜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즉시 퇴장' 징계를 유예한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잔리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발로건의 '즉시 퇴장'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고, 이후 FIFA는 발로건의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유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표팀의 공격수인 발로건은 2일 2026 북중미 월드컵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수비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의 발을 밟아 즉시 퇴장당했다. 미국은 발로건 퇴장에도 해당 경기를 2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FIFA 규정상 '즉시 퇴장'은 자동으로 다음 경기 출전정지로 이어져 발로건은 7일 예정된 벨기에와의 16강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런데 FIFA는 이날 돌연 징계 규정 27조를 적용해 발로건에게 내려진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고, 발로건의 벨기에전 출전이 가능해졌다. FIFA는 징계 규정 27조 내 "사법기구(징계위원회 등)는 이미 부과된 징계 집행을 전부 또는 일부 유예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인용했다.
AP는 "지난해 11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일랜드와의 월드컵 예선에서 받은 3경기 출전정지 중 2경기 징계가 유예된 적은 있다. 그러나 본선 경기에서 레드카드로 인한 즉시 퇴장 징계가 유예된 것은 1962년 칠레 월드컵 당시 브라질 전설 가린샤 이후 처음"이라며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가린샤는 준결승에서 퇴장당했지만, 정치적 압력으로 징계가 번복돼 결승전에 출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IFA의 '발로건 징계 유예' 발표를 즉각 환영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거대한 불의를 바로잡아 준 FIFA에 감사하다"고 남겼다.
미국과 16강전을 앞둔 벨기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벨기에 축구협회(RBFA)는 성명에서 FIFA의 결정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월드컵이라는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특정 국가의 선수에게만 이런 특혜를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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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협회는 이어 "FIFA는 징계 유예가 가능한 제27조를 근거로 들었지만, 월드컵 대회 규정 제10.5조에는 '경고 누적이나 즉시 퇴장당한 선수는 예외 없이 다음 경기에 자동으로 출전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자 모순"이라며 "이번 월드컵과 향후 대회 참가팀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 스포츠의 공정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보호하고자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의 개인적 친분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요청이 그가 추진 중인 이민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발로건은 나이지리아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했지만, 어머니가 친척을 방문 중이던 뉴욕에서 그를 낳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이에 미국 대표팀이 될 수 있었다. 출생시민권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제도로 미국 대표 선수가 된 공격수의 출전을 위해 FIFA 회장에게 이례적인 요청을 한 셈이다.